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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허위에 속고 쪽방에 울고…대학가 '월세 난민'

입력 2018-08-29 22:11 수정 2018-08-2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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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세 난민'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대부분 월세로 내야하는 대학생들을 이렇게 부릅니다. 개학을 앞두고 학생들은 지금,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싼 방을 찾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이렇게 힘이 드는데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꼼수까지 부려서 학생들을 더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주거난의 실태를,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예전에는 대학생들이 이런 벽보를 보고 방을 구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을 많이 이용하죠.

청년들의 주거난이 여전한 가운데 요즘 대학생들의 고충은 이렇게 인터넷으로 방을 구하는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취재진은 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올라온 원룸 방을 직접 구하러 다녀봤습니다.

최근 한 부동산 중개 어플 업체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학가 원룸 평균 시세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2만 원.

하지만 시세에 비해 매우 낮은 가격의 방들이 눈에 띕니다.

한 부동산 플랫폼 사이트인데요.

월세 29만 원이라는 싼 방이 있어 눌러보니 실제로는 관리비가 11만 원이라 40만 원의 방이었습니다.

매물과 아예 다른 사진을 올려놓은 경우도 많습니다.

넓고 깨끗한 방이 보증금 50만 원에 월세 21만 원입니다.

공인중개사에 직접 연락하자, 보증금은 10배로, 월세는 3배로 뜁니다.

[공인중개업자 : 사실 광고로 좀 보여드린 것도 있거든요. 실제로 이거를 보여드리는 건 아니에요. (사진에 나온) 그런 방은 사실 한 (보증금) 500에 (월세) 60?]

실제 보여준 방은 사진과 확연히 다릅니다.

[공인중개업자 : 어플은 다 그렇게 보시면 돼요. (다른 부동산은) 그냥 있다고 해서 오라고 다른 방 구해주거든요. 그럼 기분 나쁘셨을 것 같지 않아요?]

아예 없는 매물을 올려놓는 사례도 있습니다.

[공인중개업자 : 그 매물은 어제 나갔대요. 비슷한 매물을 저희가 많이 갖고 있거든요. 그 방은 단기 방이었어요. 30일짜리.]

어렵게 방을 구해도 수입 대부분이 월세로 빠져나가는 '월세 난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교 근처의 한 자취방입니다.

주변 시세보다는 약간 저렴한곳인데요.

하지만 약 4~5평의 침대와 책상, 또 냉장고와 세탁기 화장실까지 갖추고 나면 약 팔 하나 만큼의 공간만이 남습니다.

[강석현/대학생 : 월세는 제가 충당하고 있는데 거의 불가능에 가깝단 생각도 들고. 왜냐면 식비만 해도 한 3~40 정도 들거든요. 한 달에 버는 게 7~80 정도니까.]

시세보다 저렴한 곳을 찾는 일부 대학생들은 안전에 대해서도 우려합니다.

[김소정/대학생 : (대로변은) 보통 월세 7~80까지 하더라고요. 너무 비싸가지고 조금 위험하더라도 월세가 저렴한 곳으로…]

보증금도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고시원으로 몰립니다.

[이지용/대학생 : 기숙사 다니다가 떨어져서…보증금이 제일 크죠. 단기간에 저희 부모님께서도 그 돈을 마련하실 여력도 안 되시고 해서. 약간 새장에 갇힌 기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의 1인 청년 가구 중 주거빈곤가구 비율은 37.2%.

전체 가구 주거 빈곤 비율이 감소 추세인 것과 대조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대학교 기숙사 신축을 바라보는 주민들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일부 대학들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기숙사를 세우면서 비용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 (2인 1실 기숙사가) 한 달에 38만원. 하숙이랑 가격이 거의 비슷한 거 같아요]

청년임대주택 건설 예정지의 경우 올초부터 지금까지 주민들 반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솟는 월세에 높아지는 기숙사비, 각종 꼼수부터 주민 반대까지 대학생들의 고충은 이중고, 삼중고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월세방을 찾아다니는 '월세난민'이라는 말이 더 나오지 않으려면, 청년 주거난에 대한 전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화면출처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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