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전환 수술을 하고 군에서 강제로 나와야 했던 변희수 전 하사가 어젯밤(3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역한 뒤 혼자 고향에 내려와 살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변 전 하사를 도우려 했던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위원장도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자신을 향한 미움과 혐오에 지쳤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변희수 전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된 곳은 집이었습니다.
강제로 열고 들어가 찌그러진 문.
추모하러 온 시민이 두고 간 소주 한 병과 봉투만 놓여있습니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군에서 쫓겨난 뒤부터 고향인 충북 청주로 내려와 혼자 살았습니다.
군으로 돌아가기 위한 행정 소송의 첫 변론도 준비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주민 : 나는 사람 구경도 못 했어요. 사는 사람 여기 누가 사는지 비어 있는지도 몰랐어요. 아무 기척도 없었어.]
유서는 나오지 않았는데, 경찰은 사망과 관련해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변 전 하사는 석 달 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엔 정신건강센터 상담사와 3차례 상담도 했습니다.
얼마 전엔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이던 김기홍 씨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변 전 하사와 같은 성 소수자들을 돕기 위해 총선까지 나섰던 김 씨였습니다.
김 씨는 "자신을 향한 미움과 혐오에 지쳤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습니다.
[신현정/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 : 법적으로 지정된 1과 2라는 주민등록번호로 지정된 성별과 외양이 일치하지 않아서 겪는 취업의 어려움들이 있고…퀴어문화축제는 외곽에 가서 해야 한다든지 그런 것들을 안 볼 권리를 존중해줘야 한다는 혐오 발언이 미디어를 통해서 아무렇지 않게 재생산이 되고…]
이들이 원하는 건 그저 차별받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