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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아직도 태풍 속에 갇힌 사람들…도움 절실

입력 2016-10-13 22:08 수정 2016-10-1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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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차바'가 울산 지역을 강타한 지 9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태풍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을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도로 곳곳이 유실돼 차량으로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자원봉사자들까지 나서서 돕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그 현장을 안지현 기자가 밀착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기자]

이곳은 울산 북구의 대안마을 입구입니다. 138가구, 32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마을에 태풍 피해가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마을 입구에는 통행금지를 알리는 안내문도 세워져 있는데, 안쪽의 상황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급하게 임시도로를 만들어 놨지만, 군데군데 유실된 도로는 길이만 6km가 넘습니다.

마을 입구에 한가득 쌓여있는 버려진 가재도구가 태풍의 피해를 가늠케 합니다.

이 집을 보시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한쪽 벽면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또 집 안에 있는 가재도구들은 모두 흙탕물에 젖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한쪽에 쌓아놓았습니다.

[피해 주민 : 한 개도 못 쓰고 전부 다 버려야 합니다. 이렇게까지 심하게 된다고는 전혀 예상을 못 했죠.]

쏟아진 비는 집안 가전제품부터 집 밖 농기계들까지 모두 못쓰게 망가뜨렸습니다.

무엇보다 겨울을 앞두고 보일러마저 고장이 나 주민들의 걱정이 큽니다.

[김기범/울산 대안동 : 보일러가 앞뒤로 이렇게 다 침수가 돼버리니깐 아예 사용을 못하거든요. 설치를 하려고 해도 기사들이 이 상황에서 설치를 안 해줍니다.]

논에는 다 익은 벼들이 모두 누운 채 썩어가고 있습니다.

피해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더 심해집니다.

이곳은 마을 안쪽에 있는 축사입니다. 지난 태풍 때 이곳 축사에서 소들이 물에 떠내려가 소 10마리를 잃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무너진 축사 안에 소 몇 마리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던 축사 옆 주택도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엉망입니다.

집 안에 가재도구는 모두 드러낸 상태입니다. 모두 흙탕물에 젖어 더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집 안 곳곳에는 이런 응급구호 세트가 있고, 한쪽에는 텐트를 쳐 놓고 이곳에서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김봉곤/울산 대안동 : 유리도 다 깨지고 그래서 방 안에 텐트를 쳐놓고 자고 있어요. 봉사활동 나온 분들이 뭐 라면도 좀 주고…]

마을 안에 있는 학교는 차바가 상륙했던 지난 4일부터 지금까지 휴교 상태입니다.

특수학교라서 학생들이 버스로 통학을 해왔는데, 도로가 유실돼 버스가 다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상원 행정실장/태연학교 : 갑갑하죠. 교육기관인데 우선적으로 복원될 줄 알았는데, 6개월 이상 걸린다니깐 정말 굉장히 황당하고 그렇습니다.]

관할 구청은 복구를 서둘러 연말까지는 완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완전히 복구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울산 북구청 관계자 : (도로 복구) 완료 시점은 아직 예산 확정도 안 됐고요. 예산이 확정되더라도 물량이 워낙 많아서 3년이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실사 작업을 거쳐 국민안전처의 지침에 따라 보상액을 지급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웃 돕기에 팔을 걷어붙인 자원봉사자들은 너무 큰 피해 앞에서 무력함과 안타까움을 호소합니다.

[강문수/인천부평자율방재단 : 혼자 사시는 분, 그분이 (쓰레기를) 치울 수 없어서요. 사람으로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반면 이런 혼란을 틈타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비양심도 판을 칩니다.

울산시 곳곳에 마련해놓은 침수차량 집결지에서 최근 두 건의 절도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토사를 뒤집어쓴 차량들이 빼곡한 주차장.

이곳에서 자동차의 스페어 타이어를 빼가거나 차 안의 골프채를 훔쳐가는 가는 절도 사건이 신고됐습니다.

경찰은 주차장 주변의 순찰 강화에 나선 상태입니다.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 지역의 재산피해액은 집계된 것만 1900억 원이 넘었습니다.

최악의 침수 피해 복구작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일상으로 복귀가 힘든 이들을 위한 도움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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