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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희생자 유가족 "노동부는 기업편…교육부는 용역회사"

입력 2019-01-30 15:48

유가족 모임 결성…"혼자서는 대응 못해, 함께 개선하자"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전교조 등 "청소년 죽음으로 내모는 현장실습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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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모임 결성…"혼자서는 대응 못해, 함께 개선하자"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전교조 등 "청소년 죽음으로 내모는 현장실습 폐지해야"

현장실습희생자 유가족 "노동부는 기업편…교육부는 용역회사"

"고용노동부는 노동자가 아닌 기업의 편입니다. 교육부는 기업가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용역회사일 뿐입니다."

현장실습 중 숨진 학생들의 유가족이 모여 만든 현장실습희생자유가족모임은 30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규탄했다.

2017년 제주의 음료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로 숨진 고(故) 이민호 군의 아버지는 이날 "아들이 죽은 뒤 공직자들을 만나 얘기해봤지만,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일 뿐이었다"며 "고용노동부는 유가족을 위로하기는커녕 기업부터 찾아갔고, 교육부 장관은 '대한민국 현장실습 용역회사' 대표로 전락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2017년 전주 LG유플러스(U+)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홍수연 양의 아버지는 이 자리에 나와 "그 일이 있고 나서 6개월쯤 지나니까 누구 하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더라"며 "딸이 가고 난 뒤 아내마저 가버렸다. 사회적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언론 등에서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바로 옆에서 홍 양 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수차례 가슴을 쳤다.

김씨는 "용균이는 대학교를 마치고 1년간 자격증을 따다가 7개월간 구직 활동을 했고, 마지막으로 구한 일자리가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하청업체였다"며 한국 청소년이 겪는 구직의 어려움을 이해했다.

그러면서 "용균이가 죽고 나서 처음으로 아들의 직장을 가봤는데 위험하고, 엉망이었다"며 "여기 계신 유가족분들뿐만 아니라 희생자 가족들이 모여 함께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 유가족은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전국교직원노조, 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현장실습 대응 회의'와 함께 이날 오전 청와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내놓은 현장실습 개선안이 기업만을 우대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청소년들이 현장실습이라는 미명 하에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며 "더이상 학생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악용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의 하인호 활동가는 "현장실습 도중 학생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현장실습제도가 '학습 중심'으로 전환됐었는데 최근 다시 '현장 중심'으로 회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 21일 공청회를 열고 고졸 취업을 확대하기 위해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선취업 후 학습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 교육부는 "올 상반기에 기업의 현장실습 참여 기준과 절차를 합리화하는 등 현장실습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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