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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머리 위 100톤짜리 추…여전히 '목숨 건' 작업현장

입력 2022-03-29 20:20 수정 2022-03-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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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여러 노동 현장에서 찍은 영상들입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죠. 거대한 추가 달린 그 아래에서 작업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두 달. 곳곳은 여전히 위험천만합니다.

윤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상 20미터 높이에서 배를 조립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작업자들 머리 위 30미터 높이에는 100톤이 넘는 추가 매달려 있습니다.

발판을 떼어낼 때도 오직 동료가 잡아주는 사다리에 몸을 의지합니다.

조금만 흔들리면 곧장 추락이지만 보호벨트 역할인 안전대는 걸려있지도 않은 데다 다른 안전장치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일하는 아래쪽으로 자재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모두, 지난해 11월부터 시행 중인 산업안전보건 기준 규칙에 어긋난 장면들입니다.

[이두항/노무사 : 비계라든지 발판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 거죠. 안전대라도 부착해야 하는 거죠.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곳에서 아무것도 안 지켜진 것이죠.]

몇 번이나 회사에 요청해도 소용없었다고 말합니다.

[이창구/현대중공업 노동자 : 공정이 바쁘다 보니까 (난간대) 설치를 하는 시간보다 먼저 (작업을) 해놓고 난간대를 설치한다 이런 게 있어서…]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안전 강화 조치를 올해 모두 완료할 예정이라며 고위험 작업 지역에 대해선 그물망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둘러본 다른 건설 현장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재건축이 한창인 이곳에선 안전대도 없이 사다리에 의지해 방호망을 설치합니다.

크레인이 자재를 옮기는 바로 아래서 노동자가 다른 작업을 합니다.

이를 금지하는 현수막도 버젓이 걸려있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전문가들은 법이 만들어졌더라도 안전보다 효율과 비용을 우선하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위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병철/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예방보다는 사후 책임을 경감하거나 아니면 회피하는 그런 식의 기업 대응으로 나타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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