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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맞고 걸어서 집에 온 어머니…두통·가슴 통증 호소하다 2시간 뒤 숨져"

입력 2021-04-27 16:52 수정 2021-04-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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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맞고 걸어서 집에 온 어머니…두통·가슴 통증 호소하다 2시간 뒤 숨져"

버스에서 내린 90세 조모 할머니가 횡단보도를 건너 아파트 입구로 들어섭니다. 지난 23일 경기도 남양주 진접읍입니다. 아들과 함께 백신 접종센터로 가 화이자 백신을 맞은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입니다. 낮 12시 35분쯤 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았고, 15분 정도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온 겁니다.
 
"화이자 맞고 걸어서 집에 온 어머니…두통·가슴 통증 호소하다 2시간 뒤 숨져"

할머니 딸의 증언에 따르면 누우시겠냐는 구급대원의 말에 괜찮다며 앉아있었고,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졌고, 심정지가 왔다고 합니다. 병원으로 옮기기 전에 이미 그 자리에서 곧바로 숨을 거뒀다는 겁니다.

그 시각이 오후 2시 30분쯤으로, 백신을 맞은 지 약 2시간이 지났을 때입니다. 유가족들은 할머니가 90세 고령이긴 했지만 심각한 기저질환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딸은 "너무 정정하시고, 지금도 혼자서 산에 다닐 정도"라고 했는데요. "혈압이 조금 있어서 3년 전부터 혈압약을 반 알 정도 드렸고, 백신 접종 당일 문진에서도 이 사실을 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화이자 맞고 걸어서 집에 온 어머니…두통·가슴 통증 호소하다 2시간 뒤 숨져"


유가족들은 "멀쩡히 걸어 온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가족들은 취재진에게 앞서 보신 것처럼 할머니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제공했는데요. 가족들은 백신을 맞은 것 외에 할머니가 평소와 다른 점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곧바로 질병관리청 콜센터인 1339로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사망이 백신과 관련이 있는지 당장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아들이 콜센터 직원과 나는 대화입니다.

[1339 질병관리청 콜센터]
(이상반응) 신고 자체는 검안한 의사나 검안한 의사가 할 수 있어요. 그 게 이상반응과 관련이 있다 진단, 검안한 의사 선생님이 하는 건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어요. 어떤 의사가 검안을 했는지는.

[아들]
어떻게 해야 합니까?

[1339 질병관리청 콜센터]
돌아가셨다고 해서 다 그렇게 (역학조사를) 하는 건 아니고요. 일단 신고가 들어와야 되는 상황이라서요.

[아들]
신고는 처음부터 제가 1339로 하면 안 되고, 다른 데로 했어야 되는 건가요?

[1339 질병관리청 콜센터]
진단한 의사나 검안한 의사가 하도록 되어 있어요.

[아들]
안내지에 없어요. (저희는) 1339밖에 모르고...

그러나 할머니는 의사를 만나지 못하고 구급차 안에서 숨졌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병원에서는 최종적으로 의사가 사망선고를 내렸고 사인은 '미상'이었다는 게 유가족의 설명입니다. 백신을 접종한 보건소에도 연락했지만 콜센터와 마찬가지의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일단 변사 상황이 발생한 만큼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고, 어제 부검이 진행되었는데요. 정확한 사인 등 결과가 나오려면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가족들은 부검이 끝난 후 곧바로 장례 절차도 마무리 지었습니다.

할머니의 사망이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건당국에 의료진이 백신에 따른 이상반응 신고를 해야 하는데요. 유가족에 따르면 결국 할머니가 숨진 지 닷새만인 내일쯤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사망선고를 했던 병원에서 이상반응으로 신고를 해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추가 취재 결과 담당 의사는 JTBC 보도가 나간 이후인 27일 오후 5시쯤 이상반응 신고시스템에 할머니의 사인을 '예방접종 후 상세 불명 심정지'로 보고했습니다. 이후 남양주 보건소에서도 질병관리청에 중증 이상 반응으로 접수를 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할머니의 사망과 백신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이상반응이 접수가 되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이 중증 이상 반응 신청에 대해선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판단합니다. 어제 피해조사반이 지난주 금요일 진행한 제9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사망 사례의 경우 11건이었는데, 평균 연령은 82세(범위 68~92세)였습니다. 모두 기저질환이 있었고 접종 후 사망까지 평균 기간은 4.3일이었습니다. 최소 0.6일, 백신 접종 후 약 14시간이 지나서부터 13.2일까지였는데요. 앞서 전해드린 조모 할머니의 경우 2시간 뒤 숨졌다는 점에서 평균보다는 빠른 시간이긴 합니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인 김중곤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이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와 백신 접종 간 연관성이 있는지를 검토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인 김중곤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이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와 백신 접종 간 연관성이 있는지를 검토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해조사반은 해당 사례들이 모두 고령, 기저질환, 전신적인 상태로 인한 선행원인(폐렴, 심근경색, 폐쇄성 폐질환, 패혈증 등)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현재까지 피해조사반이 심의한 중증 이상반응 사례는 사망 54건, 중증 45건 등 총 99건입니다. 사망 54건 가운데 52건은 접종과 명확하게 관련이 없거나 인정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고, 2건은 판정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중증 의심 사례 45건 가운데 42건은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1건은 판정이 보류됐습니다.

결국, 현재까지 사망을 포함한 중증 이상 이상반응 99건을 심의한 가운데, 백신 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단 2건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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