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1주일간 진흙탕 싸움…'주총' 앞둔 두 형제의 전략은?

입력 2015-08-03 21:2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롯데그룹의 두 형제간 다툼이 시작된 지 오늘(3일)로 1주일이 됐습니다. 국민들로서는 재벌가 형제들의 이른바 막장 싸움을 일주일 동안 지켜보고 있는 셈이지요. 재밌으십니까, 아니면 씁쓸하십니까.

경제산업부 장정훈 기자와 그간 상황과 일본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둔 두 형제의 전략을 짚어보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장정훈 기자, 먼저 두 형제간 다툼 상황부터 간단히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를 대동하고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가 경영권 탈환을 시도한 게 지난달 27일입니다.

하지만 경영권 탈환 시도는 하루를 못 가고, 신동빈 회장에 의해 무산되면서 1일 천하로 끝났습니다.

이후 형은 서울에 들어와 여론전을, 또 동생은 일본에 남아 주주 확보전을 펼치다 오늘 마침내 3부자가 서울에 모인 겁니다.

[앵커]

3부자가 만났는데 아까 이윤석 기자 얘기 들어봤더니 형은 조금 떨어진 쪽에 있었다고 하고, 주로 대화는 둘째 아들과 아버지가 한 모양입니다. 그 대화가 어땠는지는 서로 설명이 틀리니까 그건 보는 사람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건데… 이번 다툼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그것이 의중과 연결된다고 해서 관심을 많이 끌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기자]

일단 신격호 총괄회장은 공개된 해임지시서와 동영상 등을 통해, 신동빈을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건 신동주 측이 아버지의 귀와 입을 독점한 상태에서 나온 주장이긴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롯데그룹은 다른 주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와 관련해서 주목할만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오늘 김포공항 귀국길에 "멀쩡한 아버지를 치매환자로 모는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을 받고, 얼굴이 눈에 띄게 붉어지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건강 문제는 만나는 사람에 따라 전하는 말이 워낙 달라서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동빈 회장이 물러서지 않는 이유, 아무튼 아버지가 반대하는 것이 맞다면, 전부 가정을 달아야 되는 상황이 됐는데. 아무튼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그럼 뭐라고 봐야 될까요?

[기자]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신동빈 회장은 중국 사업에서 1조원가량, 롯데그룹은 3200억원이라고 주장합니다만, 상당히 큰 손해를 보면서 아버지 눈밖에 난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어선 후계자 자리가 위태로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한국과 일본으로 얽힌 롯데의 지배구조 때문입니다. 한국롯데는 롯데호텔부터 시작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롯데호텔 지분을 일본에 있는 홀딩스와 광윤사가 갖고 있습니다.

한국 사업을 아무리 잘해 덩치를 키워도, 홀딩스와 광윤사를 장악하지 못하면, 언제든 한국롯데 대표 자리마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롯데 원리더'를 꿈꾸는 신동빈 회장은, 홀딩스와 광윤사 장악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아무튼 그래서 형인 신동주 전 회장의 반격이 굉장히 거셌습니다.

[기자]

그렇죠. 지난 1주일 동안 펼쳐졌습니다.

[앵커]

네. 그런데 세간에서는 좀 어설픈 점도 있다 이런 평가도 내리는 모양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동생에 밀려 다급해진 형이었지만, 형의 여론전은 어설펐다는 평가입니다.

국적은 한국이지만, 한국말을 못해 일본어로 인터뷰하고, 인사서류도 일본어로 작성하고, 서명엔 일본 이름이 등장하는 등 롯데가의 치부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아흔이 넘은 아버지가 예순이 넘은 동생에게 손찌검을 했다고 밝히거나, 아버지 옆에서 낙점만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선,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과연 경영능력을 갖고 있는거냐 하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결국 형제간 싸움은 홀딩스 주총장에서 가려지게 됐는데, 두 사람의 전략은 달라 보입니다.

[기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창업자, 즉 아버지의 의중이 자신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삼촌이나, 누나, 조카 같은 친족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습니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의 경영진과 이사진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형에 비해서 앞선다고 주장하는 경영 능력과 이사진을 내세워서 주총장의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 주총은 언제 열립니까?

[기자]

신동빈 회장은 오늘 들어오는 길에 가급적 빨리 여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 이렇게 말은 했습니다.

그렇지만 정확한 날짜는 명시하지 않아서 언제 열릴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하여간 서로 자신한테 우호지분이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 결국 표 대결을 해봐야 아는 상황이 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는 주총장서 승부가 갈린다고 해도, 패한 쪽이 쉽게 승복할 기세가 아닙니다.

그래서 결국은 형제간에 소송까지 가는 수순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관련기사

신동빈·신격호, 롯데호텔서 5분 만나…'전면전 치닫나' 신동빈 "국민 여러분께 죄송" 귀국과 동시에 사과, 왜? 신동주 "주주총회 승리 자신…아버지 자리 되찾겠다" 두 형제 모친이자 광윤사 대주주 '시게미쓰' 선택은? 롯데그룹 '부자 전면전'…녹취·영상 등 법적 효력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