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진도 팽목항은 아직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부르는 외침으로 가득했습니다. 빨리 집으로 가자는 애틋한 편지도 쌓여가고 있습니다.
이어서 정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에 쌓인 진도 팽목항. 안산에서 내려온 세월호 유가족들과 진도에 남은 실종자 가족들 30여 명이 모여 방파제로 향합니다.
어두운 바닷속에 있는 아이들을 불러 봅니다.
[엄마·아빠가 기다려.]
[집에 가자. 어두운데 있지 말고…]
대답은 없습니다. 가족들은 오열하며 쓰러집니다.
부모의 생각은 한 가지 뿐입니다.
[정부는 가족들을 돌려달라!]
울다 지친 가족들이 떠난 방파제엔 편지와 선물들이 놓여 있습니다.
아직도 가족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기력이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쏟아지는 비와 거센 파도에 빠른 물살까지 모든 게 원망스럽습니다.
다들 돌아오고 있는데, 우리 아이만 못 나오고 있다는 걱정이 마음을 짓누릅니다.
[김하늘/자원봉사자 : 가장 가슴 아픈 건 점점 사람이 줄어들다 보니까 누가 마지막까지 남게 될지, 그게 내가 아닐지 그런 것에 대한 불안감들이 많이 있어요.]
며칠만에 실종자가 잇따라 수습됐습니다.
그렇게 기다렸던 순간이지만,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지자 가족의 마음은 무너져 내립니다.
남은 가족들은 대부분 현장 숙소에만 머무르며 침묵에 잠겨 있습니다.
[김필성/고 김완준 군 아버지 : 몸도 마음도 지금은 거의 바닥난 상태라(유가족들도)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어요. 그래도 생각보다 꿋꿋이 지금 잘 버티고 계셔서 감사해요.]
지금이라도 곧 돌아올 것 같은 아들 딸 생각에 바다만 바라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