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환자와 가족들은 잠재적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힐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편견 때문에 오히려 고립되거나 격리돼서 병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 현실과 대책을 최규진, 어환희 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큰 딸이 떠난 방을 엄마는 매일 청소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찾아온 환청은 딸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20년 동안 치료를 받은 딸은 가정을 꾸리고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차별과 편견에 시달렸습니다.
[이화숙/조현병 환자가족 : 나가다가 몇 명이 둘러앉아서 웃고 하면 꼭 "저 집 딸 미쳤어"(라고). 정 나갈 일 있으면 그 사람들 없는 데로 돌아서 나가기도 하고…]
전 세계 조현병 유병률은 1%.
우리나라 환자 수는 50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가족들은 대부분 병을 숨길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합니다.
[김진수/조현병 환자가족 : "저런 부모 밑에서 아이 키우면 안 된다"고 그러면서 주민들이 신고를 한 거예요. '그 집 주변에 감시 카메라를 달아달라'고…]
최근 조현병 환자의 범죄가 부각되고 있지만 전체 강력 범죄 중 조현병 환자의 범죄 비율은 0.04%정도 입니다.
게다가 환자 관리는 온전히 가족 몫입니다.
정부가 설립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수용률이 4%에 불과합니다.
관리 인력이 부족해서입니다.
[이명수/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약물로만 해결되지 않는 것도 있거든요. 사회 기술, 지역 사회 적응이라든가 그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 관리자가 외국 대비 굉장히 부족한…]
전문가들은 조기 진료와 장기관리가 된다면 환자들도 얼마든지 일반인과 더불어 생활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영상디자인 : 황선미·이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