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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바람 타고 번졌던 해운대 산불, 꺼진 불도 되살려

입력 2019-04-03 21:32 수정 2019-04-05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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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8월 태풍 솔릭이 제주도에 접근했을 때 전해드린 중계 영상입니다. 당시 박상욱 기자를 휘청하게 했던 바람이 초속 20m 정도였습니다. 내일(4일) 전국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특히 동해안에는 이런 '태풍급 봄바람'이 몰아칠 전망입니다. 봄철이면 우리나라 주변 기압배치 때문에 강한 서풍이 부는데 이번에는 고기압과 저기압 모두 세력이 강해서 바람도 더 세진다고 하니까 조심을 하셔야겠습니다. 특히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동해안에서 태풍급으로 강해집니다.

여기까지는 내일 바람 예보였습니다. 이제부터는 관련 소식입니다. 어제부터 이어진 부산 해운대의 운봉산 산불도 처음부터 큰 불은 아니었습니다. 18시간만에 축구장 30개 크기의 숲을 잿더미로 만든 것은 바로 불똥이 바람을 타고 계속 퍼졌기 때문입니다.

구석찬 기자가 잿더미로 변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4월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운봉산
풍속 3.2㎧ (순간최대 7.2㎧)
20만㎡ (축구장 30개) 불타

오늘 오전 9시를 지나서야 큰 불길이 겨우 잡혔습니다.

산불 발생 18시간 만입니다.

해발 454m 운봉산 정상에 직접 올라왔습니다.

이 능선을 따라 양쪽 모두 잿더미로 변했는데요.

해운대구 반송동 쪽에서 시작된 불이 밤새 바람을 타고 산꼭대기를 너머 이 기장군 쪽으로 번진 것입니다.

한번씩 바람이 휘몰아칠 때는 꺼진 불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등산객들이 급히 끄기도 합니다.

[윤영일/등산객 : 불씨가 아직 남아 있어서 제법 번지고 있었어요. 수건으로 털고 발로 밟고…]

대피령이 내려졌던 아랫마을은 좀처럼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안애자/대피 주민 : 불이 우리 집에 들어오는 느낌이었어요. 아무것도 챙기지 말고 사람만 나오라 했어요.]

화재현장과 맞닿은 공원묘지도 여전히 비상근무 중입니다.

[공원묘지 관리자 : 유족들이 가만있겠나? 불붙었다 하면 큰일 나죠.]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맨 처음 불이 난 곳으로 추정되는 산자락입니다.

이렇게 군데군데 텃밭들이 보입니다.

경찰은 텃밭 옆 잡목더미에서 불이 붙은 사진을 확보했습니다.

주민 1명이 진화를 시도했다는 목격자도 나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실화나 방화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입니다.

건조한 날씨 속에 오늘도 산불은 잇따랐습니다.

오전 10시 40분쯤 경북 구미 선산읍에서는 밭두렁을 태우다 번진 불이 야산 0.3ha를 태우고 30분 만에 꺼졌습니다.

오후 2시 20분쯤에는 강원 횡성 갑천면 야산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임야 0.7ha가 탔습니다.

(영사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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