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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김이수 임명동의안 '부결' 후폭풍…정국 '급랭'

입력 2017-09-12 18:47 수정 2017-09-1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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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후폭풍'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요.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정치권에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있습니다. 야권은 내친김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낙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죠. 이른바 '신 야권연대'에 맞서는 정부-여당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오늘(12일) 야당 발제에서 급격히 얼어붙은 정치권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정세균/국회의장 (어제) : 김이수 임명동의안은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네,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던 순간. 여야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방금 들으신 환호성의 주인공.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렇게 서로 얼싸안는 모습이었죠. 반면, 민주당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지었는데, 엷은 미소를 내비친 것 같기도 합니다.

자, 아닌 게 아니라, 국민의당은 지금 표정 관리 중입니다. 오랜만에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판단 때문이겠죠. 당내에는 "안철수 대표가 제대로 한 방 먹였다", 이런 분석도 없지 않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이번 부결이 국민의당의 힘을 보여줬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각자가 가진 기준에 의해서 헌법 기관으로서 판단했습니다.]

자, 그런데 안 대표는 어제 이런 말도 했습니다. "국민의당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다." 이 발언이 실제 속내에 좀 더 가깝다고 봐야겠죠.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부결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어제 나온 반대표는 145표였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당론대로 모두 반대했다면, 남는 반대표는 23표입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죠. 그렇다면, 21표 정도가 국민의당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쉽게 예단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국민의당이 야합에 동참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얼싸안았다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소식을 전해 들으니 정치인으로서의 회의감도 깊어졌습니다. 신 3당 야합으로 적폐 세력이 다시 기세등등 발호 하게 하는 이 상황 앞에서…]

자, 여권이 지적하는 이른바 '신 야권연대'는 어떤 모습일까요. 만화 한 컷으로 요약해보겠습니다.

+++

"철수야 노올자~"

미애가 불렀지만 철수는 나갈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이미 나가 있었기 때문이죠.
철수에게 새 친구가 생겼어요.

(출처 : 한겨레 그림판)

+++

자, "국민의당이 새 야당 친구들과 손을 잡고 배신을 했다." 이게 지금 정부-여당이 김이수 부결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른바 '신 야권연대'에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무책임의 극치다" "반대를 위한 반대다", 날선 비난을 퍼부었죠. 이런 불쾌감이 반영된 걸까요. 표결 직후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는 이낙연 총리가 야당과 날카롭게 각을 세우는 모습이었습니다.

[박대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최순실 사태, 언론 보도 허위과장, 왜곡보도의 사례들입니다. 우리 언론들이 언론자유를 너무나 심하게 누렸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최순실 사태 때라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박대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지금 보도를 제가 말씀드린 거고요. 최근에 MBC, KBS 불공정 보도 보신 적 있습니까?]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음…잘 안 봅니다. 네. (아, 안 보십니까?)]

[박대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네.) 뉴스도 좀 보십시오.]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꽤 오래전부터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신 야권연대'라는 틀에 들어가는 게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호남 여론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죠. 특히 김이수 전 후보자는 박지원 전 대표가 추천한 호남 인사였습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국민의당 탓만 할 게 아니다. 여소야대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집권여당이 여소야대의 4당 체제 앞에 부족함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국회 운영 전반에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됩니다.]

자, 당분간 정국은 냉각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야권에서는 '김이수 부결'에 이어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도 낙마시키겠다는 기류가 읽힙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청문회에서 여야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저는 머리에 뿔 있으신 줄 알았어요. 한 쪽에서 하도 과격하다, 이념적이다, 코드인사다, 불안하다고 속삭여가지고…]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 이러한 인사 폭주에 대한 정점. 인사 폭주의…연결하고 있습니다. 인사 폭…시간 좀 꺼주세요. 아니 이거 왜 남의 시간을…왜 발언을 하는데 끼어듭니까.]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 아니, 질의시간을 침해하는 게 어딨습니까?]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 해도 해도 어쩌면 그렇게 전임 대법원장의 밑으로만 다니십니까? 웃지 마세요. (모욕적입니다.) 본인의 프로필이 과연 대법원장을 할 수 있는 프로필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자, 오늘은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심경을 음악에 담아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 친구 배신보다 더
악랄하고 잔인하지
친구의 배신은
오! 정말 몹쓸 경험이었지

이승환의 '유치뽕'이란 노래입니다. '김이수 부결' 후폭풍이 거셉니다. "국민의당이 배신했다" "독선적인 집권 여당 탓이다" 여야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죠.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이 싸움은 어떤 면에서는 참 유치합니다.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죠. 정치권이 헌재소장 공백 사태를 끝내 해결하지 못한 것. 그리고,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 이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김이수 '부결' 후폭풍…정국 급랭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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