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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커진 재보궐…이재명 '계양을' 안철수 '분당갑'

입력 2022-05-06 18:06 수정 2022-05-1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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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이 오늘(6일) 이재명 상임고문의 전략공천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비대위가 이 고문을 인천 계양을에 공천하기로 결정한거죠.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조금 전, 경기 성남 분당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재보궐 선거의 사이즈가 커졌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번 재보궐 선거가 미니 대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 며칠 전 전해드렸죠. 결국 예상이 맞았습니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불과 대선 2달여 만에 재등판한 건데요. 정말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의 소유자들인 것 같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5060이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두 사람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입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이재명 후보도 동의를 하셨기 때문에 계양을에 출마를 하고 동시에 이번 선거 선대위의 총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으로…]

[안철수/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 그래서 저는 분당갑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에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제 몸을 던질 생각입니다.]

같은 날 확정된 둘의 재보선 출마 소식, 3분의 발제 도우미와 함께 전해드릴까 하는데요. 먼저 첫번째 소식 전해주실 도우미는 남아프리카 수리남인들로 구성된 밴드 '산그라푸'입니다.

네, 산그라푸가 준비한 발제카드 제목은 '나와라요'인데요. 이 고문과 안 위원장 둘 다 주변에서 계속 나오라는 권유에 재등판을 택했죠. 하지만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한 명은 당 지도부가 차출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다른 한 명은 직접 나섰다는 점인데요.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이재명 상임고문을 차출해야 합니다. 이 고문은 보궐선거에 나와야 할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도 책임지고 지원해야 합니다.]

[안철수/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해야지만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고 그리고 또 개혁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민주당, 오늘 이재명 상임고문을 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하기로 전격 결정했습니다. 이미 지도부의 결심 이전부터 주변에서 군불을 떼왔는데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이재명이 전면에 나서서 민주당의 선거를 좀 살려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그런 차원에서 계속 출마 요구가 나오고 있어서 지금 신중하게 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 고문의 측근들이 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기류를 언론에 알려왔죠. 어제는 아예 인천 지역구 의원들이 직접 산그라푸 밴드를 결성해 '나와라요'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기기 위해서는 이재명 상임고문이 단순히 선거를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함께 뛰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이런 빌드업을 거쳐 당 지도부의 공식 차출, 그리고 이 고문의 수락이란 순으로 큰 그림을 그린 셈인데요.

안철수 위원장도 이 고문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출마 요청은 있었습니다. 다만 '나와라요'를 부른 건 당이 아니라 '윤심'이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 3일) : 윤석열 당선인 측 관계자, 즉 '윤핵관'이죠. 지난 1일 안 위원장과 만나 경기 분당갑 출마를 권유했다고 하는데요. 안 위원장이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뛰어줬으면 하는 윤심을 넌지시 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심은 곧 당심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기다렸다는 듯 오늘 바로 경기 성남시 분당갑 출마를 선언했는데요. 그렇다고 이 고문처럼 당내 지지기반이 확고한 상황은 아니죠. 출마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구체적인 의견 교환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가 안 대표랑 소통을 긴밀하게 하겠습니까? (하셔야죠. 중요한 일인데.) 알려줘도 저한테 마지막에 알려주실 것 같은데.]

이어서 두 번째 발제 도우미를 모셔볼까요. 영화배우 하정우 씨인데요.

하정우 씨가 준비한 발제카드 제목, '명분이 없다'입니다. 사실 두 사람 다 출마의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죠. 민주당이 이 고문을 차출하며 내세운 명분,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거였는데요.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다가올 전국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윤석열 정부의 독주와 파행을 막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선거에 이기려면 이 고문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안 위원장이 출마한 것도 이 고문이 나서야 할 충분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오늘 국민의힘 안철수 위원장이 성남시 출마 의사를 밝힌다고 합니다. 우리도 우리가 가진 자원을 최대치로 동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뭔가 설명이 충분치 않다는 느낌 때문일까요. 이 고문의 또 다른 측근 그룹인 이른바 '경기도팀'은 출마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왔는데요. '경기도팀'은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 등이 주축이 된 이 고문의 참모진입니다. 정치적 미래를 고려할 때 굳이 이번에 무리해서 나설 필요가 없다며 이 고문을 만류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비대위 내에서도 이 고문의 출마를 두고 찬반 양론이 맞서는 상황이었죠.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빠르다. 왜 대선 지난 지 이제 두 달, 그러면 대선 우리는 패배한 거고요. 그러면 대선 패배에 대해서 성찰하고 또 거기에 대해가지고 좀 더 그걸 계기로 좀 더 성숙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한 번은 보여드려야죠.]

안 위원장의 출마를 두고도 명분보다 목적만 앞세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겠다고 했지만요. 진짜 속내는 다른 듯합니다. 이번 재보궐을 자신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는 건데요.

[안철수/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 김은혜 후보께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시면서 경기도뿐만 아니라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 제가 분당갑에 출마해달라는 그런 당 안팎의 진정 어린 그런 요청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 위원장의 목표 달성 3단계, 먼저 이번에 당선돼 원내에 들어가는 게 첫 단계고요. 이후 차기 당 대표가 돼 다음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게 두 번째겠죠. 그리고 나서 이렇게 쌓은 입지와 커리어를 바탕으로 다음 대선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가 안철수 대표에게 만약에 내년에 깃발을 넘겨주는 그런 상황이 된다 그러면 그것도 나름 재밌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거야말로 잘해야죠, 잘. 그러니까 제가 넘겨주고 싶다고 넘겨주는 것도 아니고, 넘겨주기 싫다고 안 넘겨주는 것도 아니고…]

이제 마지막 발제 도우미 차례입니다. 이번엔 아프리카 말고 우리나라 밴드 '데이브레이크'입니다.

데이브레이크가 오픈한 3번 발제카드, 제목은 '꽃길'인데요. 사실 두 사람이 명분 부족에 시달리는 가장 큰 이유, 연고가 없는 지역에 출마한다는 점입니다. 이 고문,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냈죠. 특히 경기 분당갑은 이 고문이 자랑해 마지않는 대장동이 위치한 지역구인데요.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지난해 9월 14일) : 대장동 개발은 지금도 제가 자랑하는 성남시장 시절의 최대 치적입니다.]

그럼에도 분당갑을 버리고 굳이 인천 계양을에 원정 출마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분당갑은 대장동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요. 계양을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대선에서 이 고문은 인천 계양구에서 51.86%를 득표했는데요. 43.14%를 얻은 윤석열 당선인을 8.72%포인트 앞섰던 겁니다. 결국 험지 두고 꽃길만 걷겠다는 욕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약간 특이한 게 연고가 있는 것은 분당갑이고요. 본인의 최대 치적 중에 하나인 대장동 이익환수를 버리고 그리고 또 순회동 주민이라고 계속 홍보했었는데 분당과 인연을 버리고 그리고 출마를 한다고 하면 명분이 있어야 되는 겁니다.]

연고지인 분당갑에 출마하는 게 마땅하다는 여론도 있었지만요. 이 고문 본인은 설사 분당갑이 꽃길이라고 해도 그다지 내키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 고문이 재보궐 출마를 결심한 건 옥죄어 오는 사법리스크 때문이란 시각도 있는데요. 지난달 4일 경찰이 이 고문의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한 게 신호탄이었죠.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고문도 국고손실죄의 공범으로 적시됐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지난 2일에는 이 고문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 고문이 아무래도 사정당국에 맞서려면 국회 밖보다는 국회 안이 낫다는 견해를 따랐다는 분석입니다.

분당갑 출마를 택한 안 위원장도 실제 연고지는 서울 노원병인데요. 이곳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었죠. 국민의힘 내에서도 안 위원장이 어차피 연고지에 출마하는 게 아니라면 분당갑 꽃길을 걸을 게 아니라 험지인 인천 계양을로 가란 주장이 있었는데요. 반면 안 위원장은 분당갑에 위치한 판교에 안 위원장이 창업한 '안랩'이 있기 때문에 연고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안철수/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 저는 분당갑에서 가장 먼저 사옥을 지은 것이 안랩입니다. 처음에는 거의 허허벌판에 안랩 사옥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굉장히 크게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되게 됐죠. 거기게 저는 일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자, 오늘은 '데칼코마니' 같은 전 대선 후보들의 재보궐 출마 소식을 발제 도우미 3분과 함께 알아봤는데요. 대선 2달여 만에 연이은 재보궐 출마, 정회원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 발언으로 대신합니다.

[이준석/당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2020년 12월 21일) : 낙선의 아픔을 겪었지만 저는 일반적으로 이게 선거 중독이고 상습 출마자이기 때문에 나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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