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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세훈도 '뒷돈' 정황…MB 특활비 수사 불가피

입력 2017-11-30 18:03 수정 2017-11-3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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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재직 시절 해외공작금 200만 달러를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댓글공작 등 지금껏 알려졌던 혐의와는 또 다른 '개인 비리'로 보이는데, 박근혜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오늘(30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원 전 원장의 특활비 유용 의혹을 비롯해 적폐청산 수사 속보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먼저 네 번째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우 전 수석은 어제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해 오늘 새벽 2시 집으로 돌아갔는데요. 먼저 조사 전 우 선 수석의 입장 다시 한번 더 들어보시죠.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어제) :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또 헤쳐 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우 전 수석은 헤쳐나가는 쪽을 택한 듯합니다. 불법사찰 지시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추명호 전 국장과는 통상적인 통화를 주고받았을 뿐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 전 수석은 먼저 영장이 청구돼 구속 기로에 놓인 '친구'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에 대해서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더니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최윤수 전 차장 구속영장 청구된 거 들으셨죠?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가슴 아프죠. 잘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소식은 "또 원세훈"입니다. 이번에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적으로 빼돌린 정황이 나온 겁니다. 검찰은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현재 원 전 원장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 수용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국정원이 해외공작금 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억 원을 연구원을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에 송금했고 원 전 원장과의 관련성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우선, 일단 왜 스탠퍼드냐, 의구심을 가질 텐데요. 원 전 원장은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마친 2006년 스탠퍼드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머무른 적이 있습니다. 홈페이지에도 이렇게 아직까지 프로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거액의 돈을 보냈냐, 예상하건대, 차기 대통령의 마음을 아주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들어보시죠.

[박근혜/전 대통령 (지난해 6월 13일) : 청년은 일자리 때문에 힘들어 하고, 부모세대들은 은퇴 후 노후 때문에 불안해합니다. 국민들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국민의 노후를 걱정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십분 헤아린 원세훈 전 원장, 재직 중 노후 대책을 차근차근 준비했나 봅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퇴임 후 스탠퍼드로 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적절한 자리를 얻기 위해 국정원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 원 전 원장이 2013년 3월 21일 퇴임식을 갖고 사흘 뒤인 24일 출국해 스탠퍼드 객원 연구원으로 간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당시 정보기관 수장이 객원 연구원으로 가는 건 흔치 않고, 또 국격에도 맞지 않는 도피성 유학이라는 비판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죠. 물론 출국금지 되면서 미국행 비행기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국정원이 송금한 200만 달러는 여전히 스탠퍼드대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검찰은 현지 주택 마련 등을 위해 자금을 더 유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실 박근혜 정부 특수활동비 논란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럼 이명박 정부는?" 이렇게 생각하셨을 텐데요. 당사자이기도 한 이동관 전 수석도 같은 의문을 제기했었는데, 이렇게 답을 내놨습니다.

[이동관/전 청와대 홍보수석 (JTBC '밤샘토론' / 지난 25일) : 왜 이명박 정부 때는 특활비 논란이 없을까에 대해서 아무도 의문을 안 갖는 거가 너무나 궁금해요. 없었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러니까 특활비 갖다 쓰지 않았습니다, 저희.]

하지만 원 전 원장이 사적으로 빼돌린 정황이 나오면서 결국 MB 정부 특활비 수사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 하실텐데요. 이 전 수석은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묻지도 않은 질문에 이런 얘길 꺼냅니다.

[이동관/전 청와대 홍보수석 (JTBC '밤샘토론' / 지난 25일) : 저 같은 경우도 솔직히 고백을 하면 홍보를 하다보니까 사실 돈이 많이 들잖아요. 그죠? 그러니까 '야, 이거 뭐 어떻게 하라는 거냐?' 그랬을 때 혹시 뭐 좀 갖다 쓰겠냐는 제의도 있었어요. 그러나 일체 거부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한 푼도 쓴 적이 없다"는 겁니다. 다만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니 내부적으로 점검도 해 봤는데, 국정원 돈을 갖다 쓴 일은 전혀 없었다"고도 했는데요. 하지만 묘한 여운을 남겼죠.

[이동관/전 청와대 홍보수석 (JTBC '밤샘토론' / 지난 25일) :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물론 어느 구석에서 어떻게 나올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검찰 조사대로라면, 국정원 내부에서 특활비가 사적으로 새버린 것 같은데, 결국 이번 사건은 MB 정부 국정원 특수활동비 게이트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마음은 어떨까요. 그 심경 들어보면서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2012년 2월 22일) : 내 주위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고 그것이 발생한 것이, 생길 때마다 저는 정말 가슴이 꽉 막힙니다.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저는 가슴을 칠 때가 있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원세훈 해외공작비 유용 의혹…MB 특활비 게이트로 번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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