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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 주장 명상단체, JTBC 보도 이후 청산...검찰 고발도

입력 2024-02-21 16:42 수정 2024-02-21 16:43

JTBC 보도 이후, 회원 투표로 '단체 청산' 결정
탈퇴 회원들 "청산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행위에 불과"
실제로 내부 게시글엔 "외부 안티세력 말살", "갈기갈기 찢어야" 표현도
탈퇴 회원들, 검찰에 해당 명상단체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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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 이후, 회원 투표로 '단체 청산' 결정
탈퇴 회원들 "청산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행위에 불과"
실제로 내부 게시글엔 "외부 안티세력 말살", "갈기갈기 찢어야" 표현도
탈퇴 회원들, 검찰에 해당 명상단체 고발


지난달 JTBC는 '종말론'을 주장했던 한 명상단체의 실체를 보도했습니다. 이 단체는 2012년에 소위 '지구 종말'이 온다며 회원들에게 “재산을 팔고 함께 모여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300명 넘는 회원들이 150억원 가까운 돈을 냈습니다.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뉴스B] ″명상단체인 줄 알았는데 사이비″... 교주 자살 숨기고 10년 이어져)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뉴스B] ″명상단체인 줄 알았는데 사이비″... 교주 자살 숨기고 10년 이어져)



※ JTBC 기사 보기 ※
[뉴스B] "명상단체인 줄 알았는데 사이비"…교주 자살 숨기고도 10년 넘게 이어져
https://www.youtube.com/watch?v=20LRSlzM7Yo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62833&pDate=20240128

하지만 종말은 오지 않았습니다. 본인을 '조물주'라 칭하며 자살을 금기시해왔던 단체 창시자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단체는 자칭 '조물주'가 자살했단 걸 회원들에게 10년 넘게 숨겨왔는데, 내부 고발을 통해 최근에서야 이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회원 약 20명이 단체를 탈퇴했고, 피해 사례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조물주'라고 칭한 명상단체 창시자 A씨 생전 모습.

스스로 '조물주'라고 칭한 명상단체 창시자 A씨 생전 모습.


JTBC 뉴스 보도 뒤, 단체는 청산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2월 초, 회원 33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청산 관련 투표 결과, 90%에 가까운 찬성표가 나왔습니다.
 
명상단체 홈페이지에 게시된 '청산' 관련 공지문

명상단체 홈페이지에 게시된 '청산' 관련 공지문


단체는 홈페이지에도 공지문을 띄우고 “회원 전체 투표를 통해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분들이 (단체를) 떠나는 경우가 생겨났다”며 “이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고 다양한 선택을 존중하고자 이렇게 결정했다”고 청산 결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JTBC는 청산 결정이 난 뒤 단체 내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게시글도 입수했습니다. 단체 대표이사 이모 씨는 “여기 상황은 전쟁과도 같다”며 “JTBC (방송) 한 번 탄 것만으로도 사회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습니다.

탈퇴 회원들은 300만원에 달하는 입회비와 수련비, 각종 물품 및 서적 판매 수익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모두 단체 활동과 관련된 돈이고 금액도 적지 않은데, 법인 계좌가 아닌 단체 관계자 개인 계좌로 받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단체 내부 입장문엔 “(우리 단체의) 사회적인 형식은 이익단체인 주식회사”라며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그 금액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지 싶다” 등의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JTBC 보도 이후 명상단체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공지글. ″명상학교 ○○○는 사회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히고 있다.

JTBC 보도 이후 명상단체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공지글. ″명상학교 ○○○는 사회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탈퇴 회원들은 이번 청산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단체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보여주려는 요식 행위로 보인다”, “진정한 반성보다는, 탈퇴 회원들을 '악'으로 규정하고 오히려 협박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제(21일) 명상단체 내부 커뮤니티에는 실제로 이런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습니다.

“청산의 대상은 내외부에 있습니다. 외부의 안티 세력입니다. 이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말살시켜야 제대로 된 청산이 됩니다. 이들을 갈기갈기 찢어 용광로에 태워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 버려야 합니다. (탈퇴 회원들은) 이 시간 이후로 당장 안티 활동을 중단하고, (단체 구성원들) 한 분 한 분을 찾아다니며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용서도 타협도 없습니다. 그에 합당한 법의 결과만 있을 것입니다.”

“블로그 청산단을 모집합니다. 온라인에서 안티 블로그를 청산시키거나 멀리 밀어낼 목적입니다. 당장 안티 세력과 결별하시고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안티 세력에 동조하여 활동을 이어간다면 협상 자체가 없을 것이며, 여러분들이 손에 쥘 금전적 보상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청산 결정 이후 올라온 명상단체 내부 게시글. ″(안티 세력들을) 갈기갈기 찢어 용광로에 태워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 버려야 합니다″ 등의 표현이 들어 있다.

청산 결정 이후 올라온 명상단체 내부 게시글. ″(안티 세력들을) 갈기갈기 찢어 용광로에 태워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 버려야 합니다″ 등의 표현이 들어 있다.


탈퇴 회원들은 “앞으로도 단체의 잘못을 계속 파헤쳐나가겠다”고 했습니다. 회원 21명은 어제(20일) 명상단체 대표이사 이모 씨와 재무담당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배임, 횡령, 탈세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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