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6개월 지속된 호주 산불, 남일 아닐 수도"
[앵커]
뉴스를 전해드리다 보면 올해 대형 산불 소식이 유독 많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어느 정도인지를 하나하나 따져봤는데, 10년 전에 비해 무려 15배나 많이 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 원인이 뭔지도 파악이 됐습니다.
정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월 28일 합천 산불]
[고령까지 번지는데 50분]
[피해 범위 축구장 945개]
2월에 큰 산불이 나는 건 드문 일입니다.
올해는 2월 한 달, 100헥타르 넘게 태운 큰 산불이 두 차례.
지난 두 달 동안 난 산불은 227건입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5배 급증했습니다.
1973년부터 48년 동안 강수량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 강수량은 13.3mm.
예년 평균 강수량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비가 적게 오니 그만큼 산불 위험은 높아집니다.
환경 당국은 겨울철 비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편차는 있지만 평균 기온도 지난 40년 동안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평균 기온이 1.5도 오를 때마다 산불 위험은 8.6% 높아집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행동분석관 : 온도와 습도로 시뮬레이션해 보니 2000년 이후와 비교해 1~2월 산불 발생 위험성이 30~50% 정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기온이 높아지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큰 산불이 나면, 숲이 머금고 있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됩니다.
그러면 지구는 더 뜨거워지고 건조해집니다.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3년 전 6개월 동안 불이 꺼지지 않으면서 서울 면적 80배를 태운 호주 산불이 남 일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이런 이상 기후가 일상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우리 산림청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올해 산불 특별대책 기간을 보름 앞당겨 시행하는 게 전부입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