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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반군에 '최후통첩'…대규모 민간인 학살 우려|아침& 세계

입력 2020-11-25 09:07 수정 2020-11-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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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지난 4일부터 3주째 정부 군과 티그라이 지역 반군 사이에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총리가 반군을 향해 오늘(25일)까지 투항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낸 가운데 위기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에티오피아 현지 언론들은 티그라이 지역 주도인 메켈레 북서쪽에 위치한 도시 악숨의 공항이 티그라이 반군의 공격으로 파괴 됐다고 전했습니다. 악숨은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고대 왕국인 악숨 왕국의 수도로 4세기에 조성된 오벨 리스크 등이 남아 있어서 고고학적인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내전이 3주째 계속되면서 인명 피해도 심각합니다. 공식적인 사망자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티그라이 청년 단체가 민간인 6백 명을 학살했다는 에티오피아 인권 위원회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교전 이후 지금까지 4만 명 가량이 이웃 국가인 수단으로 탈출했고 지금도 하루 평균 3천여 명의 민간인이 피난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헤어져 겨우 목숨만 건진 사람들은 식수와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난민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에티오피아 난민 :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일했던 곳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우리는 옷가지를 등에 지고 왔습니다. (남편은 어디에 있나요?) 남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5일 동안 그를 찾고 있었는데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비 총리는 여전히 강경 대응 기조를 꺾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티그라이 반군에게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서 있다며 72시간 안에 투항 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습니다. 아비 총리가 제시한 최후 통첩 기한은 오늘까지로 그 이후에는 티그라이 지역 주도인 메켈레로 진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 대변인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레드완 후세인/에티오피아 정부 대변인 : 아비 총리는 메켈레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어제(22일) 72시간 최후통첩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정부군은 사실상 메켈레를 완전히 포위했고, 내전의 종식이 다가왔습니다.]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에티오피아 내전 상황, 아프리카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이한규 전 한국 외대 아프리카 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아비 총리의 최후통첩 기한이 오늘까지입니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아비 총리가 진군하겠다고 밝힌 메켈레는 거주민이 50만 명에 이르는 큰 도시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죄 없는 민간인들의 추가 피해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세요?

    현재 심각한 대치상황으로 양쪽에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한쪽의 양보 없이는 더 많은 무구한 시민이 희생될 수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내전은 정부, 반정부 간의 갈등을 넘어서 오랫동안 쌓여 있던 티그라이와 오르모 간에 민족분쟁 양상이 되고 있는데요. 티그라이는 자신들의 지역방어라는 차원에서 티그라이 단교를 모색하고 있는 겁니다. 이에 오르모 출신 아비 총리는 최후통첩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어서 자칫 민족 간, 민족 간의 장기적인 갈등이 될 수가 있습니다.


  • 이미 4만 명을 넘어선 난민 문제도 심각합니다. UN은 급증한 난민들로 인해서 수단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안보불안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아프리카에서는 지난 5년간 약 10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수단 정부는 내전이 장기화하면 수만 명의 에티오피아인이 수단으로 피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거든요. 수단은 2011년 남수단이 분리되면서 50년 간의 내전이 종식되었지만 여전히 정국이 불안한 상태입니다. 난민이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난민은 물론 인도주의 입장에서 보호해 줘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많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난민은 수용국 내의 사회적 갈등 요인과 아프리카 뿔 지역 같은 경우에는 이슬람 테러 위험에 노출될 수가 있습니다. 특히 내전이 장기화되면 이것이 주변국가와의 분쟁으로 이어질 수가 있는데요. 실제로 차드와 수단,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 간의 분쟁이 대표적입니다. 따라서 에티오피아 내전의 장기화와 이로 인한 난민 발생은 겨우 안정되고 있는 아프리카 뿔 지역의 안보에 아주 중대하고 심각해질 수 있는 위협요소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국제사회는 휴전을 촉구하고 있고요. 아프리카연합은 에티오피아에 사절단을 파견해서 아비 총리를 만날 예정입니다. 외교적인 해법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에티오피아 자체 내에서 대화와 평화로운 협상 환경이 우선 조성돼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티그라이 지역은 티그라이 사람들이 27년간의 독재 권력을 통해서 아성을 쌓아온 곳이라서 쉽게 포기가 안 될 것입니다. 반면 정부의 입장에서는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이어서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정부가 절대적으로 통제하려 합니다. 그러므로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은 정치적 협상을 위해 아비 총리가 제의한 연합정당에 참여하고요. 외부의 개입을 원치 않는 아비 총리는 이들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합니다. 더는 정치적 탄압으로 이들을 복종시키려 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티그라이 민족이 유프레의 소수민족입니다. 그래서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이 민주주의 선거에서 당연히 소수정당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 에티오피아 상황에 맞는 획기적인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서구가 던져준 민주주의의 외투가 아닌 아프리카의 특히 에티오피아에 맞는 민주주의 민주주의의 옷을 재단해야 됩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다수가 소수를 보듬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외교적 해법은 차선이지 우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에티오피아 정부 군은 메켈레로 진군할 것을 선언하면서 민간인들에게 "스스로 살아남고 반군에서 탈출하라. 이후에는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남아있는 민간인들을 반군으로 간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어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우려됩니다. 국제사회는 에티오피아가 1994년 100만 명이 희생된 르완다 대학살의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내전을 신속히 끝내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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