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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대 선 이춘재 "내가 진범…영화 '살인의 추억' 봤다"

입력 2020-11-02 20:43 수정 2020-11-0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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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6년 경기도 일대에서 잇달아 터진 살인 사건은 30년 넘게 누가 범인인지 찾지 못하고 미제로 남았죠. 이렇게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1년 전, 진짜 범인으로 밝혀진 이춘재가 오늘(2일) 법정에 처음 섰습니다.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자신이라고 밝히면서도, 복역 중 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아무 느낌이 안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은 배우 송강호가 정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끝납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장면으로 "과시적인 성격의 범인이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올 것"이라며 범인이 송강호의 눈을 보면서 끝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이춘재는 이 장면을 봤느냐는 질문에 "기억한다"고 말하곤 침묵했습니다.

첫 살인 사건 후 34년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이춘재.

그러나 얼굴은 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과거 사진과 비교하면 머리는 새치가 성성한 스포츠형, 얼굴 살집은 조금 더 불었습니다.

56살이 된 연쇄살인범은 34년 전 미제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털어놨습니다.

이춘재는 지난해 9월 부산교도소에 경기남부경찰청 수사관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80~90년대 경기도 화성군과 청주 일대에서 벌어진 10여 건의 연쇄살인사건은 자신이 진범이 맞다고 했습니다.

이춘재가 말한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로부터 1991년 4월까지 14명의 여성이 성폭행 뒤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지난 2006년 4월 마지막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 이춘재는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이춘재는 자신의 범행이 영원히 묻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잡히지 않으려고 증거를 없애거나 철저히 사전계획에 따라 범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살인과 성폭행 등 수십차례 범행에도 경찰조사는 단 한번 받았을 뿐이라며 자신도 왜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8차 사건도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가 아닌 자신이 저지른 것이 맞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이춘재는 법정에서 사건 관련 모든 분들께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사죄하는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국내 3대 미스터리 사건으로 꼽히며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범죄를 주제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을 교도소에서 본 적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춘재는 법정을 나서면서 윤성여 씨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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