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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사건 진범 내가 맞다"…이춘재 "경찰 왔다고 듣고 '올 것 왔구나' 생각"

입력 2020-11-02 15:10 수정 2020-11-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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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자백한 이춘재가 34년 만에 법정에 나왔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오늘(2일)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이춘재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청록색 수의를 입고 하얀색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고 짧은 스포츠머리에 흰머리가 있었습니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내가 맞다"며 "화성 사건 10건은 연쇄살인사건으로 불린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9월 경기도 경찰이 수사 접견을 왔다는 소식을 듣고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고도 했습니다.

범행을 털어놓은 이유에 대해서는 "프로파일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마음이 풀렸다"고도 했습니다.

특히 프로 파일러 손을 잡았다는 기사가 맞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다"며 "손이 예뻐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또 "나에게도 91년생 아들이 있다"며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 군대 가기 전에 딱 한 번 접견 왔었다"고 말했습니다.

범행에 대해서는 "이 사건이 영원히 묻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안 잡히려고 증거를 조작하고 은폐하고 완벽하게 시나리오대로 범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범행 당시에는 언젠가는 잡힐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14건 살인, 19건 강간 등 40여 차례 범행을 저질렀지만 1986년 군 전역 후 어린 여자아이를 성폭행한 혐의로 한번 조사받았을 뿐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용의 선상에 오르지 않았는데 나도 내가 왜 용의 선상에 오르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현 화성시)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중학생) 양이 성폭행 뒤 살해된 사건입니다.

다음에 범인으로 검거된 윤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일반에 공개된 것은 그가 자백한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로부터 34년 만입니다.

이춘재가 저지른 연쇄살인 사건은 모두 공소시효가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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