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깡통 계정'에도 1천여 만원…중소기업 보조금 '구멍'

입력 2020-10-27 21:12 수정 2020-10-28 17:3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샜다는 소식은 정말 끊이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의 수출용 홍보 계정을 만드는 데 건당 천만 원이 넘는 정부 지원금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무료 이미지로 만든 엉성한 내용들이었고, 물론 반응을 기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실제 좋아요도, 또 댓글도 없었습니다. 건당 천만 원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연간 사업비는 천억 원대입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좋아요 0개, 좋아요 1개.

정부 지원금 천만 원을 받고 중소기업 수출 홍보용으로 만든 계정인데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

또 다른 계정을 보니, 간단한 검색만 하면 나오는 무료 이미지에 글씨만 붙여 만든 수준입니다.

심지어 똑같은 콘텐트를 서로 다른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려놓고 지원금은 각각 천만 원 넘게 챙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허술한 계정을 만든 업체는 정부 보조금만 2억54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 중 적어도 6300만 원은 부실 콘텐트로 받은 걸로 의심됩니다.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되자 갑자기 모든 게시물의 '좋아요' 수가 30개 넘게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좋아요'를 누른 계정 아이디가 글마다 짠 것처럼 비슷합니다.

확인해보니 활동이 거의 없는 유령 계정이었습니다.

지원금을 관리하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JTBC 취재진과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취재를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부실 콘텐트 제작기업 : 방송국은 좀 (못 들어올 것 같은데.) 찍히는 건 아니더라도, 저희가 언론에 노출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문제가 된 업체는 지난 2월에 사업 보고서를 내고 보조금을 모두 받아갔습니다.

하지만 현장 조사 결과 올 4월에 만들기 시작한 콘텐트도 있었습니다.

공단이 지원금을 주기 전에 제대로 검토를 안 한 겁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 : 우수 사례들을 제시하든지 명확하게 기준 마련을 해서 (제대로 만들도록) 유도를 했어야 했는데…그걸 못한 건 저희의 불찰입니다]

[고민정/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중기부는) 그저 바우처사업으로 선정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서비스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조사하고 그 이후에 조치하는 것까지 책임을 져야 하고요.]

정부 사업을 허술하게 관리·감독하는 바람에 아까운 세금만 줄줄 새 나갔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 영상그래픽 : 이정신)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