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가 냈던 교인 명단, 방문자 명단을 토대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명단엔 교회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교회가 어딨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부터 최근 몇 년 동안 서울에 온 적이 없는 열 살 어린이도 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아무 관련이 없는데 느닷없이 검사받고 격리하란 연락을 받은 시민들도 황당하고 정부 방역 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김지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모 씨는 어제(16일) 보건소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사랑제일교회를 간 적이 없는데, 교회 명단에 정씨 명의의 전화번호가 적혔으니, 검사를 받으라는 겁니다.
[보건소 : 은평구 보건소인데요. 사랑제일교회 관련해서 교인이셔서…]
[정씨 : 전혀 모르는 교회인데요]
[보건소 : 자가격리하시고 선별진료 받으셔야 하는데…]
경남에 사는 강모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열 살짜리 딸의 휴대전화 번호가 명단에 있었다는 겁니다.
강씨 딸은 최근 서울에 간 적이 없습니다.
[강모 씨/경남 양산시 : 아니라고 해도 진실인지 아닌지 판단이 안 되니까 검사부터 무조건 받게…]
교인이 아닌데도 검사 통보를 받아 생계를 걱정하는 이도 있습니다.
[조모 씨/일용직 노동자 : 저는 일용직이고 검사하면 자가격리해야 하잖아요.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가 낸 4천 명가량의 교인과 방문객 명단을 토대로 진단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단엔 교회와 관련 없는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섞여 있는 상황이 드러나고 있는 겁니다.
교회 측은 예전 교인들까지 명단에 포함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강연재/사랑제일교회 자문변호사 : 서둘러서 제공하느라 약 15년 전부터 현재까지 신도로 연락처가 기재된 적 있는 사람들의 누적된 전체 명단을 모두 당국에 제출…]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가 제출한 명단이 부정확해 행정력 낭비를 일으킨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