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00명을 넘어섰습니다. 부상자도 4000여 명에 이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탄공격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자세히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베이루트 뒤흔든 '버섯구름'…트럼프 "끔찍한 공격" 주장 >거대한 폭발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를 뒤흔들었습니다. 처음엔 일반 화재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자욱한 연기 속에 불꽃이 몇번 튀더니, 이내 굉음과 함께 버섯구름을 만들어냈습니다.
[조엘 샤먼/베이루트 시민 : 집에 있을 때 불꽃놀이 같은 소리를 듣고 항구에 있는 컨테이너에 불이 났는데 못 끄고 있구나 했어요. 그런데 몇 초 후 우리가 공중에 떠 있더라고요.]
두차례 걸친 폭발은 베이루트를 그대로 강타했습니다.
[파리드 샤라위/베이루트 시민 : 폭발음을 듣고 무슨 일이 있나 보러 갔는데 순식간에 예상치 못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어요. 내 앞에서 창문이 터져 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한 베이루트, 건물들은 폭격을 맞은 듯 철골을 그대로 드러냈고, 놀란 사람들은 피를 흘리며 거리로 뛰쳐 나왔습니다. 폭발음은 160km 떨어진 지중해 섬, 키프로스까지 전달됐습니다. 폭발 위력은 규모 4.5 수준의 지진과 맞먹었습니다. 이번 참사로 현재까지 100명이 넘게 숨지고 4000명가량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원자폭탄이 터진 것 같았다"던 시민들의 증언, 괜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미셀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레바논 당국은 베이루트 항구에 쌓여있던 질산암모늄에서 폭발이 일어난 걸로 보고 있습니다. 농업용 비료로 쓰이는 질산암모늄은 불에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화약 등 무기제조의 원료로도 사용됩니다. 지난 2004년 북한 용천역 폭발 참사 때도 질산암모늄이 원인으로 추정됐었습니다. 레바로 당국에 따르면, 폭발 당시 질산암모늄 2천750톤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6년째 창고에 방치돼 있었다고 합니다.
[하산 디아브/레바논 총리 : 오늘은 슬픈 날입니다. 레바논 전체가 대참사를 맞고 있습니다. 이 재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직접적인 폭발 원인을 아직 모른다는 점입니다. 일부에서는 테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과 시아파 헤즈볼라 민병대가 총격전을 벌이며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외부 공격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3일) : 끔찍한 공격으로 보입니다. 폭발에 근거해볼 때 그렇게 보입니다. 저는 우리의 위대한 장성 몇몇을 만났으며, 그들은 단순히 공장 폭발 유형 같은 게 아니라고 느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말에 따른 것으로, 그들은 저보다 더 잘 알 것입니다. 그들은 이것이 공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일종의 폭탄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의 설명은 좀 다릅니다. CNN은 "공격을 당한 징후는 없었다"는 군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우리는 레바논 정부가 사고 원인을 찾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대체 장성들 누구와 대화를 나눴는지, 미국 언론들도 궁금해하는 눈치입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우리 외교부도 혹시 모를 우리 국민들의 피해 확인에 나섰는데요. 아직까지 접수된 사항은 없다고 합니다. 현재 레바논에는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파견된 동명부대 280여 명과 국민 140여 명이 체류 중입니다.
< 고래싸움에 새우 등?…틱톡, 이번엔 중국서 "매국노" >15초의 미학, TV 광고냐고요. 아닙니다. 영상공유앱 '틱톡' 이야기입니다. 중국에서 개발한 소셜미디어인데요. 요즘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일이 꼬이기 시작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을 미국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나선 뒤부터입니다. 이유는 개인 정보 유출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2일 / 화면출처: 폭스뉴스) : 틱톡이나 위챗 등 셀 수 없는 기업들이 미국에서 장사하면서 중국 공산당에 직접 정보를 넘기고 있습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사실상 두 손을 들었습니다. 미국 내 틱톡 지분을 마이크로소프트, MS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의 틱톡 관련 사업도 MS가 함께 인수할 걸로 보입니다. 틱톡 가입자는 미국 내에서만 1억3000만 명이 넘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MS 입장에선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셈입니다.
재주는 틱톡이 넘고, 돈은 MS가 챙기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여기에 숟가락을 얹은 분이 있습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4일) : MS가 틱톡 인수를 한다면, 정부가 미국 땅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기 때문에 판매자뿐만 아니라 미국 재무부도 수익을 얻어야 합니다. (내 말은) 미국 정부 없이는 틱톡이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가 틱톡을 인수할 수 있게 해줬으니, 이른바 '복비'를 내야 한다는 겁니다. 해외기업의 자회사를 강제로 매각하게 하면서, 수수료까지 챙긴다, 사업가 출신이라 역시 생각하는 방식이 다른 듯합니다.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도 초법적인 발상이란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말입니다.
틱톡이 MS에 넘어간다는 소식에 중국은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환구시보는 "틱톡을 포위해 사냥하는 건 가장 추악한 미국 드라마 가운데 하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입장을 냈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3일) : 경제 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하지 말고 차별을 중단하기 바랍니다.]
중국의 분노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까지 번졌습니다. 창업자의 딸이 캐나다에서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죠. 미국의 압박에도 꿋꿋이 버티고 있는 화웨이와 비교된다는 겁니다. "매국노"라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일부에선 "틱톡을 페이스북처럼 중국에서 차단하자"며 앱 삭제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공들여 쌓은 미국 사업은 MS에 내주고, 중국 내에선 매국기업으로 몰린 바이트댄스.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이 된 듯합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베이루트 뒤흔든 '버섯구름'…트럼프 "끔찍한 공격" 주장 >
(화면출처 :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