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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까지 확진…사과 요구에 방역 지침 따랐다는 쿠팡

입력 2020-06-11 22:10 수정 2020-06-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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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와의 싸움이 길어지면서 특히 일터의 방역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JTBC가 쿠팡의 사례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쿠팡은 확진자가 나왔다는 걸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확산을 키웠단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노동자들의 몫입니다. 지금까지 관련 확진자가 140명이 넘습니다. 노동자의 가족들까지 감염됐습니다. 하지만, 쿠팡이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입니다.

강희연 기자의 보도를 보시고 남편과 딸까지 감염이 된 노동자를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첫 확진자가 나왔다고 알려진 건 지난달 24일입니다.

계약직 노동자 전모 씨는 안전하다는 회사의 말을 믿고 이틀 더 일했습니다.

결국 지난달 26일 전씨와 가족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최근 회사에 사과를 요구하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쿠팡 관계자 (지난 8일) : 보건 당국의 가이드라인도 다 따랐고…국가의 방침이라든지 방역이라든지 적시에 이뤄졌고 저희가 잘못했다 단정적으로 판단하기는 좀 어려움이 있어요.]

당시 회사는 연장근무까지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복수의 노동자들은 "서로 촘촘히 붙어 일하고 방한복을 돌려 입는 등 바이러스가 쉽게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합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당시 노동자들의 단체 대화방에는 불안해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A씨/쿠팡 계약직 노동자 : 혹시나 해서 '너네 들었냐' 그랬더니 '못 들었다'…불안하니까 계속 물어보고 하는 건데 대답이 없었어요, 아무것도.]

'기본적인 권리'를 말하는 노동자에게 관리자는 '선동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A씨/쿠팡 계약직 노동자 : 다 알아야 되는 상황이거든 그거는. 그래서 자기가 선택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물어볼 수 있는 부분들인데…]

쿠팡 측은 "24일 오전 방역 작업을 마친 뒤 업무를 재개했고, 코로나에 대해 노동자들에게 모두 알렸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와 가족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방금 리포트에 소개된 쿠팡의 노동자 전모 씨를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본인에 이어서 남편과 딸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회사의 책임을 묻는 글을 올린 분이기도 합니다. 이름은 밝히지 않고 연결하겠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지요?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지금 병원에서 연결을 하고 계시는데요. 인터뷰하시는 데는 무리는 없으신지요?
 
  • 병원 입원 중인데 인터뷰에 무리 없는지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저는 경증이라서 괜찮아요. 왼쪽 폐에 코로나균이 있기는 하지만, 퍼지지 않아서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앵커]

지금 남편분은 상태가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 남편 건강상태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남편은 지금 코로나19 합병증으로 급전 호흡부전이 와서 심정지까지 왔거든요. 그래서 CPR 하면서 큰 병원으로 이송됐고요. 지금은 에크모 치료 중이에요.]

[앵커]

지금 따님도 입원 중이시죠? 취업 면접을 다녀야 되는데, 지금 못 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이틀 전에도 면접 보러 오라고 그랬는데, 코로나 확진돼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할 수 없어서 그냥 불러주셔서 감사하지만, 집안에 일이 있어서 못 간다고 그렇게 하고 전화 끊었어요.]

[앵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회사의 사과와 책임을 묻는 글을 올리셨는데요. 글을 올리신 다음에 혹시 쿠팡으로부터 연락을 받으신 게 있으십니까?
 
  • 청와대에 글 올린 뒤 사측 연락 있었나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연락은 받았는데, 그냥 기본적으로 회사 잘못이 아니다. 이건 그냥 국가 재난 상황이고 자기들은 가이드라인 따라서 방역 철저히 했다고 그냥 그런 식으로만 말했어요.]

[앵커]

쿠팡의 입장을 보면 방역을 제때 했고 노동자들에게 알렸다, 이게 바로 쿠팡의 입장인데요. 실제로 현장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 쿠팡은 방역 제때 했다는데, 실제 상황은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23일날 확진자가 나왔고 저희들한테 24일날 정상출근하게 시켰고요. 정상출근했더니 저희들 야외로 다 몰아놓고 관리자분이 지금부터 호명하는 사람은 보건소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하라고 했고요. 그리고 나머지 저희들한테는 당신들은 밀접 접촉자가 아니니까 안전하고 우리는 방역을 철저히 했으니까, 작업장 돌아가서 일하시면 된다고 그렇게 안심시켰었어요.]

[앵커]

근무하시는 동안에 혹시 소독이나 방역을 하시는 모습은 보셨습니까?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아니요, 그런 건 본 적 없어요. 24시간 풀로 돌아가기 때문에 소독이며 방역이며 할 시간이 없죠.]

[앵커]

그리고 복장이나 또 신발 같은 경우는 돌려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맞아요. 방한복도 그렇고 방한화도 그렇고 그리고 방역을 철저히 했다고 했지만 작업장도 그렇고 식당, 휴게실, 락커룸 이런 데서 전부 다 바이러스가 검출이 됐잖아요. 이건 방역을 철저히 했다는 게 아니라 방역을 안 했다는 그 반증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대부분이 쿠팡에서는 계약직으로 일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나 회사 측에 부당함을 지적하는 이런 문제제기를 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 계약직이라 대화에 더 어려운 점 있나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저희가 계약직도 있고 단기 알바분들도 있는데, 계약직은 재계약 때문에 말을 못하고 단기 알바분들은 이제 일할 기회를 박탈당할까 봐 전부 다 계약직도 그렇고 단기 알바분도 그렇고 아파도 그렇고 다쳐도 그렇고 지금같이 이런 코로나 상황으로 이렇게 확진되고 가족이 피해를 당해서 입을 닫을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생계가 달렸으니까.]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빨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확진자 : 감사합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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