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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시위 참가자가 육필로…생생한 그날의 기록

입력 2020-05-17 19:33 수정 2020-05-17 23:14

"집단발포 뒤 헬기사격…눈앞에서 총탄 튀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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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발포 뒤 헬기사격…눈앞에서 총탄 튀어 올라"


[앵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한 시민이 자신이 직접 겪은 상황을 담은 자필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40년만에 드러난 기록엔 80년 5월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눈앞에서 총탄이 튀어 올랐다고 했습니다. 소문으로만 떠돌다가 2년 전 사실로 밝혀진 계엄군의 성폭력도 적었습니다. 이 시민은 그때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며 아직도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배록현 씨는 5·18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습니다.

1980년 5월 21일, 광주 금남로 집단 발포 현장에 있었습니다.

[배록현/5·18 당시 초등학교 교사 : 계엄군이 이렇게 발포를 할때 다쳐서 쓰러지는 모습을 직접 봤을때 아마 그때가 가장 참혹하지 않았나…]

헬기 사격을 목격한 건 집단 발포 후인 오후 2~3시쯤입니다.

바로 전일빌딩 근처입니다.

흩어졌던 시민들이 다시 모여 도청으로 향할 때입니다. 

고 조비오 신부도 이때 헬기 사격을 보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배록현/5·18 당시 초등학교 교사 : 그때는 인도가 좁았는데 인도로 떨어져서 탄이 튀어오른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시위대와 차량이 모여든 상황에서 중간 지점에서 총탄이 날아들었습니다.

하늘에는 계엄군 헬기가 낮게 날고 있었습니다.

[배록현/5·18 당시 초등학교 교사 : 앞에서 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헬기에서 튀었기 때문에 위에서 쏜거죠.]

배씨가 직접 쓴 당시 메모에는 5월19일 한 대학 뒷산에서 계엄군의 집단 성폭력이 있었다고도 적혀 있습니다.

소문으로만 돌던 계엄군의 성폭력 사실은 2년 전 정부 조사에서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국방부는 계엄군의 성폭력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배씨의 메모에는 날짜별 시위 상황도 담겼습니다.

고등학생의 참여와 공수부대의 만행, 광주 외곽의 대치 상황까지 꼼꼼히 적어 뒀습니다.

배씨는 당시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남기고 싶었습니다.

[배록현/5·18 당시 초등학교 교사 : 돌아올 수 없는 아이들, 사망자나 또는 다친 아이들, 끌려간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그런 글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백일 된 딸을 남겨두고 시위에 참여했던 배씨는 아직도 내려도 놓지 못한 마음의 짐이 있습니다.

40년 전 5월 27일 마지막날, 가족들이 막아 전남도청에 끝까지 남지 못했다는 겁니다.

[배록현/5·18 당시 초등학교 교사 : 27일날 마지막 지켜주지도 못하고 그 후배들하고 같이 참여도 못했는데 괜히 와서 어디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

배씨는 자신의 작은 기록으로라도 당시 상황이 더 생생히 전달되기만을 바랐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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