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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편리? 안전?…초등학교 앞 '육교 갈등'

입력 2019-11-26 21:41 수정 2019-11-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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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때는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육교지만 지금은 보기에 좋지 않다거나 불편하단 이유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근처에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데요. 이 때문에 곳곳에 갈등이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전농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입니다.

횡단보도 바로 옆에 무단횡단 금지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이 횡단보도는 지난 9월 중순에 설치됐습니다.

바로 옆에는 육교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요.

공사만 끝나면 이 횡단보도는 다시 사라지게 됩니다.

올 초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아 철거됐다가, 다시 만들어지고 있는 겁니다.

일부 주민들은 불편하다며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A씨/주민 : 노인네들이 계단 올라가기가 힘들어. (그랬더니) 여기다 엘리베이터를 단대요. (결국) 안 됐지. 여기 달 데가 어딨어요. 말도 안 돼.]

보기에 좋지 않다고도 말합니다.

[B씨/주민 : 이게 뭐냐 빈민촌같이. 왜 돈XX을 하는지 모르겠어. 도로과에 전화도 몇 번이나 했어. 지저분하고 이거 없을 때 얼마나 깨끗하고 좋았냐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횡단보도 1분 거리에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앞에는 보시다시피 왕복 5차선 도로이고 게다가 살짝 경사가 져있어서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립니다.

[정유진/서울 전농동 : 아이들 사고라는 게 순식간이잖아요? 임시로 횡단보도 운영하고 있고 옆에 도우미가 있지만 그래도 지금 다들 너무 불안해하고 있거든요.]

반대하는 아파트에선 민원을 넣기도 했지만,

[C씨/주민 : 1200 몇 세대가 (육교) 철수하라 그러고 110세대는 놔두라고 그랬어요. (그런데) 나라에서 하는 거 민원 넣어도 소용이 없어.]

구청에선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동대문구청 도로과 : 좀 더 내려가면 사거리에 횡단보도가 있어요. 거리가 이제 너무 가깝기 때문에 횡단보도 설치는 부적합하다…]

학교 앞 육교를 두고 갈등이 벌어진 곳은 또 있습니다.

경기 남양주 평내 호평동의 한 초등학교 앞입니다.

지금 이 육교는 내년 4월이면 사라진다고 합니다.

대신 아래 있는 도로가 왕복 9차선으로 확장이 되고 횡단보도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안전을 위해서는 육교가 사라지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상선/인근 아파트 입주 예정자 : 300~400명의 아이들이 매일 이 길을 다닐 텐데. 스쿨존 지정도 안 되어 있고, 제한속도도 안 되어 있으면. 어린이가 희생되면 누가 책임져 줄 거냐.]

안전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권익위에 고발장도 접수하고 집회도 열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주민들과 상인들은 없애달라는 입장입니다.

[주민 : 다니기 힘들어 아주. 비 올 땐 진짜 고통스럽지. 겨울엔 늙은이들이 이거 붙들려면 손 시리지 뭐 짊어지고 다니면 붙들어야지.]

[인근 상인 : 육교 밑으로 사람들이 가야 되는데, 저 밑에 구두박스가 한 20명 가까이 자리를 잡고.]

무단횡단 사고도 종종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인근 상인 : 노인분들하고 인천공항 가는 분들이 짐이 있어요. 짐을 끌고 올라갈 수가 없으니까 이리로 가는 거예요. 사고가 많이 날 때는 (1년에) 한 3명.]

학부모들은 육교를 없애야 한다면 제한 속도라도 낮춰달라고 요구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기남양주경찰서 : 차량도 속도가 있고 어느 정도 교통량이 있는데 거리를 무시하고 한쪽만 50이나 30으로 다운시키게 되면 오히려 교통사고 위험이 더 커지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이처럼 오래된 육교는 낡았거나, 도시 개발을 한다는 이유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용하는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가 달린 만큼 의견을 모으는 게 먼저돼야 할 겁니다.

(인턴기자 : 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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