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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시키고 카메라에 'V'…학폭 영상 '소셜미디어 유포' 왜?

입력 2019-10-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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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중학생 '집단폭행 동영상'…기절시키고 카메라에 'V'

여러 명이 한 명을 집단으로 때리는 영상을 찍어서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중학생입니다. 1년 넘게 마구 맞은 학생이 입원을 하자, 학교가 가해학생에 내린 처분은 교내 봉사와 출석 정지 5일이 다였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한 번만 봐주세요. 죄송해요]

발로 차고 목을 조르고 얼굴을 무자비하게 때립니다.

격투기 경기를 방불케 합니다.

[찍으라고 앞에 앞에.]

몸이 축 늘어져 기절한 학생은 14살 중학생 A군입니다.

가해학생은 같은 학교 동급생 친구들입니다.

이들은 폭행을 즐기듯 카메라를 향해 'ok' 혹은 'V' 표시를 보냅니다.

이들은 마구 때린 영상을 SNS 단체 대화방에 올려 돌려봤습니다.

A군이 폭행당한 곳은 이 골목길 안쪽에 있는 건물 주차장입니다.

지금은 창고처럼 이렇게 쓰이는 곳인데, CCTV도 반대편을 비추고 있어서 찍히지 않는 곳입니다.

때린 이유는 보잘 것 없었습니다.

[A군 지인 : 따라다니면서 연락을 안 받는다. 왜 안 나오느냐는 이유로…]

올해 생일에는 더 심하게 때렸고 A군은 갈비뼈와 손가락이 부러졌습니다.

학교는 가해 학생에게 교내봉사와 출석정지 5일 처분을 내린 게 전부였습니다.

[김승혜/청소년폭력예방재단 상담본부장 : 선도 조치(처벌)에 대한 결정이 객관적이거나 전문적인 판단으로 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어서 문제가 되는 거 같아요.]

A군은 최근 또 다른 친구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기절시키고 카메라에 'V'…학폭 영상 '소셜미디어 유포' 왜?

■ 대전서도 '집단폭행 영상' 촬영…가해 학생들의 '웃음' 

대전에서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또래 학생이 신체가 작은 학생을 마구 때렸습니다. 먼저 정영재 기자의 리포트를 보시고 취재기자와 이야기하겠습니다.

[기자]

한 학생이 체구가 작은 학생을 팔로 조르고 머리를 여러 차례 내려칩니다.

침대에 눕혀놓고 올라가 팔뚝과 얼굴을 사정없이 때립니다.

다른 학생은 때리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으며 웃습니다.

[파이팅 이길 수 있어.]

맞고 있는 아이는 14살 장모 군입니다.

지난 6월 자신의 집에서 친구들 9명에게 둘러싸여 마구 맞았습니다.

폭행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장군에게 죽도를 주고 강제로 때리게 합니다.

[너 5초 안에 안 때리면 얘한테 머리 박고 사과해.]

싸움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싸우라고 빨리.]

장군은 온몸이 멍투성이가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신장이 아파 또래보다 몸이 남달리 작은 학생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SNS 단체 대화방에서 퍼졌습니다.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지만 가해 학생들은 봉사시간 등 가벼운 처벌만 받았습니다.

[장모 군 아버지 : 때리고 구타하고 하는 걸 찍고 장난삼아서 하고 있는 게 다른 나라에서나 일어날 법한…]

경찰은 가해 학생들을 차례로 불러 다른 가혹 행위는 없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기절시키고 카메라에 'V'…학폭 영상 '소셜미디어 유포' 왜?

■ 소셜미디어에 대놓고 '학폭 영상' 공유…그들은, 왜?

이렇게 어린 학생들이 폭력을 저지르고 이것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까지 하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윤정식 기자 나왔습니다. 보통 범죄를 저지르면 숨기거나 감추기 마련이잖아요. 근데 지금 이 학생들은 자신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그 폭행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공개적으로 내보이기까지 한다는 것이죠?

[기자]

네, 보통 범죄 가해자는 범행 증거를 없애기까지 하죠.

그런데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한테 한번 물어봤습니다. 

"상대적으로 수사가 너무 수월했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너무 명확한 영상 증거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인 것이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이러는 것이라고 합니까? 전문가들은 뭐라고 해요?

[기자]

전문가들은 범죄를 짓는 이 사람들의 범행 패턴이 변하고 있는 신호라고까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신세대에 새로운 범죄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범죄 영상을 찍은 것은 이 영상으로 이익을 본다는 얘기인데요.

상대를 협박하거나 또 또래집단에 자신을 과시할 때 이 영상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이런 패턴을 범죄가 반복되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또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는 '범죄자들의 심리'에 주목을 했습니다.

'범죄자가 범행, 즉 상대를 때리거나 할 때 느낀 그 우월감을 계속해서 느끼려고 녹화를 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찍고 싶어도 못 찍었었던 이 영상을 첨단기기 발달로 인해서 범행 패턴이 바뀐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영상은 사이버 폭력이라고도 볼 수가 있습니까? 

[기자]

2차 폭력이 될 수 있겠죠. 

경찰도 이번 사건 가해 학생들의 처벌 수위를 폭행보다는 영상 유포로 인한 처벌이 훨씬 더 무거울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이버 폭력의 후유증이 매우 심각하다는 얘기로 반대로 얘기를 할 수도 있는데요.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SNS상 언어폭력, 또 집단 따돌림 같은 이런 사이버 폭력이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상해, 폭행 같은 물리적 폭력은 2016년 전체의 15.9%에서 2018년에는 51.1%로 감소를 했습니다.

같은 기간 사이버 학교폭력은 8.6%에서 9.7%로 증가했습니다.

절대 수치는 아직도 물리적 폭행이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추이를 보면 사이버 폭력이 급증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거는 학교폭력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까?

왜냐하면 범행이 이루어진 장소도 학교가 아니고 그리고 SNS도 온라인 공간인 것이잖아요.

[기자]

학교폭력이 맞습니다.

학교폭력법에서는 학교폭력의 정의를 학교 안은 물론 또 학교 밖에서 일어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도 가해자도 모두 중고생입니다.

각자의 학교에서 학폭위가 열렸거나 또 열릴 예정인데요.

현재로서는 어떻게 될지 결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학교가 그 사이버 폭력을 잘 좀 조사하고 처벌을 할 수는 있을까요?

[기자]

아직까지는 확신이 안 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고 가해자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사이버 폭력은 폭력 현장이 사이버 공간인데 범행 증거를 보기도 편하지만 또 가해자가 없애기도 쉽습니다.

이번 사건도 가해자들이 자신이 올린 문제의 영상을 모두 지웠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을 피해자가 다시 공개를 하면서 이 수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학폭위가 이런 사이버 폭력의 증거를 잘 잡아내고 또 수집할 능력이 있는지는 아직까지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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