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두언 전 의원이 8년 전에 남긴 가상 유언장이 요즘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2011년 종합문예지에 기고한 글인데, 두 자녀에게 "너희는 가급적 정치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1년, 정 전 의원은 종합문예지 '한국문인'에 '호희, 호찬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라는 제목의 가상 유언장을 기고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재선 의원이었던 정 전 의원은 A4 용지 1장 반 분량의 가상 유언장에 정치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후회를 담았습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스스로 너무 완벽한 인생, 후회 없는 인생을 추구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애초부터 되지도 않을 일인 것을 알면서도 결코 포기가 되지 않아 인생이 너무 고달팠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정치에 대한 회의감은 두 자녀에게 남기는 조언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자신이 정치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나빠졌다면서, "정치는 가급적 안 했으면 좋겠다", "한번 발을 담그면 빠져나오기가 참 힘들다"고 썼습니다.
가족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유언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딸 호희 씨, 그리고 아들 호찬 씨에게 "이 세상에서 너희를 제일 사랑했다"면서 "엄마를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정 전 의원은 "유언장을 쓰다 보니 끝이 없을 것 같다"며 "속편을 쓰기 위해서는 며칠을 더 살아야겠다"며 글을 끝맺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선미 /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