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관할 미 5함대 사령관 "필요하면 호르무즈 해협에 함대 보낼 것"
트럼프 "이란이 나에게 전화해야"…대화 가능성도 열어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하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의 어떠한 공격에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거듭 천명했다.
이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서 급거 귀국한 폼페이오 장관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이란 혹은 그 대리인의 어떤 공격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 정부는 미국의 자제를 해결능력의 부족으로 오인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군이 미군을 공격하려는 징후를 포착했다며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B-52 핵 폭격기를 중동 지역에 급파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도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항모전단의 중동 배치를 알리면서 "우리는 이란 정권에 미군이나 우리의 이익에 대한 어떤 공격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긴급한 문제'를 이유로 이날 예정됐던 그린란드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워싱턴DC로 돌아왔다.
폼페이오는 성명에서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1979년 이란 혁명을 가리켜 "이란이 미군 병사를 살해하고 미국 시설을 공격하며 미국인을 인질로 잡은 지난 40년의 역사는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중동 해역을 관할하는 미 5함대 사령관도 이란의 봉쇄 위협을 받고 있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항모전단을 파견할 수도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제임스 멀로이 5함대 사령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항모전단을 해협 안으로 보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중동 어느 곳에서든 함대를 운영하는 데 어떤 제약이나 도전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외교·안보 수장이 잇따라 이란을 향해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관련해 내가 보고 싶은 것은 그들이 나에게 전화하는 것"이라며 "만일 그리한다면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항모전단 배치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란 지도부에 그의 전화 회선이 열려있음을 알리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매파 성향 참모진의 목소리와는 결이 다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