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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넘치는 택배에 과로사"…집배원의 '비명'

입력 2019-04-22 21:41 수정 2019-04-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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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에만 2명의 우체국 집배원이 숨지거나 쓰러졌습니다. 집배원들은 과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대안으로, 계약직인 위탁 택배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나아진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경기 시흥 우체국입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8시 반인데요.

옆에 있는 이 차량이 오늘(22일) 경기 부평 물류센터에서 배달할 택배를 싣고 왔습니다.

지금 이렇게 분류 작업을 위해서 위층으로 올려보내고 있습니다.

택배가 도착하자 집배원들의 손길이 분주해집니다.

비슷한 주소지의 택배들은 한꺼번에 옮길 수 있도록 끈으로 묶어놓습니다.

택배가 도착하면 집배원들은 이렇게 3층에서 주소지마다 분류 작업을 합니다.

여기 등기, 소포 파렛트라고 쓰여있는데요,

이 한 파렛트가 오늘 한 팀이 배달할 양입니다.

시흥 우체국의 경우 목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물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

[김범선/집배원 : 안그래도 얼마 전에 저저번주 금요일에서부턴가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단지가 있어요. 제때제때에 인력 충원이 안 되는 게 제일 힘들죠 저희한테는.]

토요일에는 아예 택배 업무만 전담합니다.

1차 배달을 마치고 온 집배원이 우체국으로 돌아와서 다시 짐을 싣고 있습니다.

지금이 토요일 오전인데요.

주말이다보니 전원이 출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료 집배원 몫까지 배달해야 됩니다.

집을 비우는 사람이 많아 두세번 발걸음하기도 합니다.

[김정일/집배원 : 어머니 마실가셨네. (안 계세요?) 네. 택배나 등기 같은 경우는 다시 방문하는 날짜, 보관하는 날짜 적어둡니다. 붙여 놓으면 싫어하셔서 끼워서.]

오는 7월부터는 집배원의 토요 근무도 전면 폐지됩니다.

위탁 택배원에게 업무가 넘어가게 되는데, 현장에서는 걱정이 앞섭니다.

[김정일/집배원 : (토요 배달이) 없어지진 않죠 솔직히. 아마 대란이 일어날 수 있죠 시민들이나 국민이 불편할 수 있으니까.]

실제 우체국 택배 업무가 폭증하면서 우정사업본부는 위탁 택배원을 고용해 왔습니다.

우정본부가 지난해 고용한 위탁 택배원만 1000여명.

모두 배달 건수당 수수료를 받는 계약직입니다.

그런데 올초부터 우정본부에서 비용절감을 이유로, 위탁 택배원의 배달 물량을 줄였습니다.

[김범선/집배원 : 저희는 100개를 하든 200개를 하든 월급은 그대로고. 위탁 택배원은 물량 개수가 줄었으니까 당연히 받는 급여가 줄었겠죠.]

위탁 택배원들은 생존권 위협을 토로합니다.

[진경호/위탁 택배원 : 저희야 돈벌러 나왔기 때문에 몸이 힘들어도 많이 하면 돈이 되는 거니까. 일을 할수록 돈을 버는 구조인데 물량 제한에 따라 생계에 일정한 타격을 받고 있고요.]

경기 화성동탄우체국은 관할 지역인 동탄 신도시 인구가 전년 대비 2만 세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집배원 수는 그대로입니다.

[우체국 관계자 : 휴직계를 낸 집배원도 한 10명 가까이…도저히 못 한다 너무 힘들다고 해서 그동안 몇 달 동안 누적이 되어 있다가.]

우체국 관계자는 집배원을 충원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올렸습니다.

[우체국 관계자 : 물건을 빨리 내놔라…꺼내줄 수도 없고 이분 걸 먼저 찾을 수도 없어요. 우체국에 가면 1만개 2만개 쌓여있는 상태니까요. 상했으니 손해배상해 달라는 것도 많고.]

2017년 기준 집배원의 노동시간은 2745시간.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평균보다 693시간 많습니다.

이달 초에만 2명의 집배원이 사망하거나 쓰러졌습니다.

[허소연/집배노조 선전국장 : 저희 노동조합에서 주로 하는 일이 다치고 아프신 분들 병원 소개하는 게 주된 업무가 될 정도로.]

편지는 줄어들고 있지만 택배는 늘어나면서 오히려 집배원의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편지에서 택배까지 업무 환경이 달라진만큼, 이 집배원들의 처우도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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