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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굳게 잠긴 문…'버려진' 장애인 화장실

입력 2019-04-0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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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축건물에는 '장애인 화장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합니다. 정부도 '장애인 화장실' 설치 비율이 90%가 넘는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정말 쓸 수 있는 화장실은, 많지가 않습니다. 문이 잠겨 있거나, 창고로 바뀐 곳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 새로 지은 건물에서는 장애인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전국 약 19만 곳을 조사한 결과를 봐도 장애인용 세면대와 대변기 설치율이 90%가 넘는데요.

장애인 화장실, 실제 사용하기에는 어떨까요?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다녀봤습니다.

가는 건물마다 장애인 화장실 문이 잠겨 있습니다.

한 화장실은 '사용 중'이라고 쓰였습니다.

정작 사람은 없습니다.

억지로 문을 열었더니 쓰레기만 있습니다.

[길현명 : 해놓고서 사용 못 하게 하는 것은 없는 것보다 더 화가 나죠. 그걸 왜 해놨나 비싼 돈 들여서, 사용을 못 할 거 같으면.]

다른 곳도 마찬가지.

"계세요?"

이 건물 장애인 화장실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불이 들어와 있고, 또 여기를 보면 '사용중'이라는 표시등도 켜져 있는데요.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고, 또 '열림' 버튼을 눌러도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화장실로 가는 길목에 집기를 쌓아두고 문을 잠근 곳도 있습니다.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가게 주인 : 젊은 사람들 와서 다 토해놓고 여기 들어가서 별짓거리를 다 해요. 우리가 너무 보기가 험악한 거야.]

일반인도 이용하기 힘든 화장실이지만, 장애인은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건물 관리인 : 순전히 일반인들 못 들어가게 하려고 잠가놓은 거지. 장애인들은 동전으로 열면 되죠. 뭐 뾰족한 거만 있으면 되는 거죠.]

문이 열려 있는 곳도 사용이 쉽지 않습니다.

식당들이 입주한 한 상가건물인데요.

여자 장애인 화장실이 있어서 이렇게 열어보니 완전히 청소도구함으로 쓰이고 있어서 변기가 어딨는지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건물 관리인 : 관리소 물건도 있고 그래요. 아무래도 무신경한 게 좀 있죠.] 

인천의 한 건물은 건물 안내를 위한 점자 안내판을 장애인 화장실 안에 뒀습니다.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없습니다.

[건물 관리인 : 원래 처음에 그렇게 있어서. 그게 원래 바깥에 나와야 되는 건가요? 저도 몰라가지고.]

일반 화장실은 1층에 있지만 장애인 화장실은 5층에 있는 건물도 있습니다.

5층에 올라와봤더니요.

이 공간은 이미 아이들을 위한 학원으로 쓰이고 있어서 휠체어가 자유롭게 다니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모퉁이를 돌아서 신발장과 서랍장이 놓인 좁은 길을 지나야만 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록과 장애인 화장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상가 관계자 : 저희도 좀 의아한 게 거의 다 1층에서 봤는데 왜 여기는…]

현행법상 신축 건물에는 장애인 화장실을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부실하게 관리해도 제재할 근거가 마땅치 않습니다.

[세종시청 관계자 : 설치하고 나서 문제가 발생하는 거잖아요. 조그마한 상가이기 때문에 강제하는 사항은 없어요. 미흡한 부분인 것 같아요 제도적으로.]

일부 공공기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서울의 한 주민센터입니다.

장애인 화장실에 청소 도구들을 뒀습니다.

또 다른 주민센터에선 일반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내렸습니다.

장애인 화장실을 못 찾아서입니다.

정작 장애인 화장실은 2층에 있었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장애인 화장실은 2층에 있어요. 화장실이 (안내가) 안 나와 있나 보다.]

흔히 공중화장실은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는 공간으로 불립니다.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 화장실, 장애인 정책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가 아닐까요.

(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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