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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새벽부터 '정기권 줄서기'…도심 속 '주차 전쟁'

입력 2019-03-26 21:33 수정 2019-03-2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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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핫팩과 보온병에 휴대용 의자까지 들고 새벽부터 길게 줄 서는 모습. 공영주차장의 '유료 정기주차권'을 사려는 사람들입니다. 그나마 이렇게 줄 서서 주차권 살 수 있는 곳은 나은 편입니다. 길게는 4년을 대기해야 하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도심 속 주차 전쟁'의 실태를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이 트기도 전 하나둘 모여든 사람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담요를 덮기도 하고 신문지를 깔고 앉아 커피를 마시기도 합니다.

날이 밝아오자, 줄이 늘어납니다.

지금 시간이 6시 반을 조금 넘었습니다.

제가 나와있는 곳은 인천 계양구의 한 공영주차장인데요.

월요일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보시는 것처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현순/인천 작전동 : 다섯 시에 왔어요 여기. 맨 첫 번째로 왔어. 집이 빌라니까 주차장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여기를 사용해야지.]

공영주차장의 정기권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은 1년에 4번, 선착순으로 판매하다보니 일찍 오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경우/경기 부천시 : (회사)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일찍 나와서 주차 끊고 있어요. 사다리나 가위바위보 해서 직원 한 명씩 고르는데. 제가 지난번에 이어서 두 번 연속으로 걸려서요.]

핫팩은 기본, 곳곳에 휴대용 의자도 등장했습니다.

순위 안에 들지 못할까 부랴부랴 달려오기도 합니다.

[오늘 늦잠 자가지고. 깜빡 잊었어요. (깜빡 잊으셨어요? 매번 이렇게 일찍 나오세요?) 매번. 한번도 안 잊어버리고.]

[신중열/인천 청라동 : 오늘 깜빡했어요. 근데 전화가 왔더라고. 빨리 나오래서 7시에 그냥 튀어왔어요. (구입) 못 하면 전쟁이죠.]

아침 8시를 넘기자 정기권을 구입한 사람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차장을 나옵니다.

[두 시간 섰어 두 시간. 인간적으로. 46번이에요.]

인증샷을 찍기도 합니다.

[이현숙/인천 작전동 : 오늘 못 끊을 줄 알고 왔는데 56번을 타서, 오늘은 행운이에요 진짜로.]

서울의 다른 공영주차장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여의도 공영주차장 관계자 : 현재 대기자분이 많으셔서 최소 1년에서 길면 3~4년 대기하셔야지 이용 가능하세요.]

[광진구 공영주차장 관계자 : 대기하셔도 상관없는데요. 지금 대기자들이 많아서 몇 년 기다리셔야 해요.]

사정이 이런데, 주차 공간의 10% 가량이 항상 차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이곳은 한 달에 7만 원을 내고 이용하는 공영 주차장입니다.

평일 낮인데도 보시는 것처럼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가 되어있는데요.

그런데 여기 번호판을 보시면 '하'나 '허' 같은 렌터카 번호판이 붙어있고요.

이쪽에는 아예 번호판이 없는 차량도 있습니다.

시설관리공단에서 렌터카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장기 임대를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 : 저희하고 상관없어요. 정기권으로 사용하고 계시는 거예요. (업체에서 정기권 구입해서요?) 네.]

한 자리가 아쉬운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립니다.

[똑같이 그들도 새벽 네 시 반에 나와서 공간 할당을 받아서 하면 괜찮은데. 신규 진입에 대한 제한을 두면서 그 사람들한테 공간을 주는 건…]

공영 주차장이 아예 없어 갈등을 빚는 곳도 있습니다.

수원 광교의 법조타운으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이처럼 곳곳에는 공영주차장을 설치하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는데요.

실제로 주차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해보러 가겠습니다.

정문 앞에 청사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늘어서 있습니다.

방문객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150대뿐.

[지금 만차라서 못 대는 거예요. (아니 지하주차장 없어요?) 지하주차장 있는데 저희 직원들한테만…]

앞서 들어간 차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강덕희/경기 화성시 : 같이 왔어요. (같이요?) 집사람하고. 업무 볼 사람은 가고. 차 대기가 좀 불편해서.]

도심과 주택가의 주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겠죠.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기까지 시민들은 도로 위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영상취재 : 최진 / 영상디자인 : 신재훈 / 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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