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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미션] "햇빛조차 못 봐"…'개발'에 포위된 40년 터전

입력 2019-01-23 21:17 수정 2019-01-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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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들이 보내주신 '취재 미션'을 사회부 기동취재팀 기자들이 현장에 찾아가 확인하는 뉴스 미션 순서입니다. 낙후된 지역이 개발되면서 살던 주민들이 내몰리는 이런 현상은 전국 곳곳을 시끄럽게 하고 있죠. 부산의 한 단독 주택이 다른 건물에 포위 되다시피 해서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을 정도라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연지환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얼마 전 저희 JTBC로 들어온 한 장의 제보 사진입니다.

오래된 단독 주택 하나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뒤쪽은 건물에, 앞쪽은 공사장 펜스에 꽉 막혀있습니다.

이렇게 사방이 둘러싸여 있어서 햇빛조차 들어올 수 없는 육지 속의 섬이 돼버린 집이 있다는 제보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뉴스 미션이 찾아가봤습니다.

[제보자 A씨 : 40년 넘게 살아온 2층 일반 주택인데요. 갑자기 20층 높이 아파트 건설 공사가 시작된 거예요.]

막다른 골목에 있는 집 한 채, 차량은 가까이 가기도 힘듭니다.

대문 한뼘 거리에 높이 6m짜리 펜스가 서 있습니다.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사진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제보자의 집 옆쪽입니다.

양팔을 벌리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좁습니다.

마당으로 한번 나가보겠습니다.

사방이 펜스랑 건물에 둘러싸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낮에도 항상 그늘이 져있다고 합니다.

건물 안으로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도 상당히 어두운 편이기는 한데요.

이쪽이 안방입니다.

안방 창문을 한번 열어보면 반대편 건물, 건물 주차장과 담벼락이 그대로 보입니다.

지금 시각이 오후 1시를 조금 넘었는데, 불을 꺼보면 생활이 안될 정도로 상당히 어둡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공사장이 2020년 2월 완공 예정입니다.

이렇게 건물이 올라가게 되면 제가 서 있는 이 곳에서는 햇빛을 거의 볼 수 없게 됩니다.

[곽유영/제보자 : 두더지도 아니고 개미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을 여기서 살아야 할 텐데.]

주변에는 비슷한 건물이 많습니다.

[인근 주민 : 일조권이니 조망권이니 싹 다 막혀 아무것도 없단 말이야. 불나면 성냥개비처럼 타버리는 거지.]

결국 제보자는 법원에 공사를 멈춰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법원은 현장 조사까지 벌였습니다.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시공사는 할 말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시공사 관계자 : 이미 검증을 다 했고. 0.0001%라도 문제가 있으면 건축 허가는 안 납니다.]

시공사는 이 집을 사려고 시도했지만,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불렀다며 '알박기'라고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제보자는 여기 계속 살 생각이라며 시공사가 건물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거나 매입을 시도한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구청에 가봤습니다.

[구청 관계자 : (법에) 저촉이 없으니까 허가 처리를 했죠. 건축법상 상업지역은 일조권을 보지 않고, 조망권은 건축법상 없습니다.]

상업 지역에서는 간격이 50cm만 넘으면 건물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보자 가족은 일단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이 집은 사실상 사람이 살 수 없게 됩니다.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도 좋지만, 기존 주민들의 삶을 배려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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