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CNN 방송 기자의 백악관 출입정지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CNN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법정 공방을 벌였다.
CNN은 중간선거 다음 날인 7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백악관과 '충돌'한 직후 출입정지를 당한 수석 출입기자 짐 아코스타의 백악관 출입증을 돌려줄 것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하는 소송을 냈다.
14일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티머시 켈리 연방지방법원 판사의 주재로 열린 공판에서 CNN 변호인 테드 부트러스는 이번 출입정지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을 조기에 돌려주는 가처분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부트러스는 백악관의 조치가 "아코스타의 행동 때문이 아니라 그의 견해에 기반한 것"이라며 "백악관이 CNN과 아코스타의 보도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 그들이 근거로 내세운 '무례'라는 것은 '당신이 공격적인 기자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미 법무부 변호인 제임스 버넘은 "백악관 접근은 수정헌법 1조의 권리가 아니다"라며 아코스타가 당시 기자회견을 방해한 것이 출입정지 조치의 배경이라고 반박했다.
버넘은 "아코스타는 기자회견의 보편적인 기준을 따르기를 거부하고 부적절한 과시행위를 했다"며 CNN에 백악관 출입증을 보유한 기자가 많이 있다는 점에서 아코스타의 출입정지가 CNN의 백악관 취재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악관도 법정에 낸 의견서를 통해 언론의 백악관 접근권을 제한하는 것은 "대통령과 백악관의 광범위한 재량"이라면서 "어떤 기자와 인터뷰를 할지, 또는 어떤 기자를 기자회견에 받아들일지를 고르기 위해 그러한 재량을 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 앞서 미국 주요 언론매체 12곳은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고 CNN을 지지하는 내용의 공동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친(親) 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이자 CNN과 '앙숙'인 폭스뉴스도 여기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보수 인터넷 매체 '데일리 콜러'와의 인터뷰에서 "(회견장에) 들어와서 소리를 지르며 질문하고 자리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언론의 자유인가"라고 반문한 뒤 "아코스타와 같은 사람은 나라에 해가 된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정지에 관한 법원의 결정은 15일 오후 내려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