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환호했지만 닷새 만에 끝이 난 '한화'. 한화 팬들이 가장 허탈했던 장면은 아마 '번트'였을 것입니다. 그것을 왜 척척 못하나 하실 텐데 까다로운 '번트'가 이번 가을야구의 운명을 바꿨습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기자]
공을 방망이에 가볍게 맞히기만 하면 되는데 한화 하주석의 번트 시도가 잇달아 실패합니다.
투스트라이크까지 몰린 뒤 결국 삼진.
한화의 8회 찬스는 이후 병살타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한화는 번트에 지고 말았습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김회성이 번트 실패 뒤 3루 땅볼을 쳐 한 번에 3개의 아웃카운트를 내주기도 했습니다.
공을 내야에 떨구기만 하면 되는 번트.
그런데 성공은 쉽지 않습니다.
공의 속도를 줄이는 것도 타구 방향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한 점을 뽑는 것이 중요한 가을야구에서는 정규시즌보다 번트를 더 많이 시도합니다.
그러나 긴장 때문에 번트 실패는 더 많습니다.
한화는 정규시즌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번트를 적게 대면서 성공했는데, 가을야구에서는 되레 번트 작전이 잘 들어맞지 않으면서 발목이 잡혔습니다.
넥센이 스퀴즈 번트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고 찬스마다 희생번트로 득점 가능성을 높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홈런이 펑펑 터지는 요즘 야구에서 번트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가을야구는 또 다릅니다.
넥센과 SK의 플레이오프는 어쩌면 거포들이 쏟아낼 홈런보다는 작은 번트에서 승부가 결정 날 지 모릅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