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양시 저유소 화재 이후에 모든 초점은 한 스리랑카인에게 집중된 바가 있죠. 그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저유소의 안전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JTBC가 119 신고 녹취록을 입수해서 본 결과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저장된 휘발유가 440만L임에도 불구하고, 관리 직원은 4000L라고 신고한 사실도 담겨 있습니다. 그마저도 최초 신고자인 농민보다 1분여 늦게 신고한 것입니다.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일 오전 10시 57분.
자신을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라고 밝힌 사람이 "저희 탱크에 불이 났다"고 119에 신고합니다.
119는 "휘발유 보관량이 얼마나 되느냐"고 질문합니다.
신고자는 계속 말을 더듬다가 "지금 한 4000L 된다"고 답합니다.
119가 4000L의 양을 재확인하면서, 탱크의 종류를 묻자 신고자는 "휘발유 탱크다. 얼른 와 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당시 휘발유 탱크에는 440만L가 보관 중이었습니다.
유류 화재 사고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인 유류의 양을 1000분의 1수준으로 신고한 셈입니다.
또 공사 측의 신고가 있기 1분여 전에는 농민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최초 신고가 있었습니다.
신고자는 처음부터 "저유소에 불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119는 "송유관공사에서 불이 난 것이냐?"고 확인을 하고도, 여러 차례 추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신고자가 답답해하며 "아니 기름 탱크가 터졌으니까 와보셔야죠"라고 말을 한 뒤에야 119는 출동 지령을 내렸습니다.
[홍익표/의원 (국회 행정안전위원) : 인근 주민보다 1분 늦게 119에 신고를 했고요. 가장 중요한 정보인 실제 저장소에 있었던 양을 잘못 신고하면서, 초기 대응에 잘못 대응할 수 있는 중대한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