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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신중절수술 전면 거부" 산부인과 의사들은, 왜?

입력 2018-08-29 22:06 수정 2018-08-2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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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인공임신중절수술, 즉 낙태 문제를 놓고 오랜 기간 여성계에서 논쟁이 있어 왔는데 지금은 이것이 의료계의 뜨거운 이슈가 됐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낙태수술 의사에 대한 처벌 규정을 분명히 하려고 하니까 산부인과 의사들이 수술 거부를 선언해서 지금 파장이 일고 있죠. 이미 어제(28일)부터 수술 거부에 들어가 있는 상황인데 대한산부인과 의사회 원영석 총무이사와 잠깐만 얘기 나누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길지 않게 진행하겠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낙태죄에 대한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일단 처벌을 중단하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그래도 여전히 거부는 계속하는 것입니까?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왜냐하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저희들한테 온 문건도 없고 오늘 오후자로 보도자료를 통해서 보건복지부에 공식적인 질의를 했습니다. 공개적으로 공식적인 질의를 했는데 이에 대한 답변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앵커]

그런가요? 문서로 가면…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문서로 오면 저희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보건복지부 쪽에서 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좀 행동을 취할 것 같기는 한데. 빠르면 내일이라도 이런 뭡니까? 거부 사태는 중단될 수 있다 그렇게 봐도 될까요?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저희가 이제 거부하는 이유 자체가 아시겠지만 이게 낙태죄라는 것이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오래된 법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기준으로 도덕적이다, 도덕적이지 않다라는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 저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 다른 여러 가지 비도덕적 진료 행위는 저희가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이렇게 논란이 많은 그런 낙태죄를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불법으로 되어 있는 것은 맞지않나요?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그렇죠. 불법이기 때문에 저희가 솔직히 어떻게 보면 낙태죄에 대해서 우리가 허용되는 수술만 빼고는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된 중절수술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준법 진료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보건복지부에서 더 반가워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보건복지부에서는 따로 무슨 문서를 보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보건복지부의 입장 상 맞는 것이다, 그런 말씀을 하고 계신 것인가요? 아까 처음에 말씀하셨던 공식적인 문서.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물론 그렇지만 이 시행령이 시행이 되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게 되는 그런 정말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오늘 같은 경우는 저희 병원에 찾아온 환자분이 한 명 계신데요. 이분이 애가 둘이나 있고 그래서 이제 애를 하나 더 갖기 어려운 환자인데 드시고 있는 약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약 내용을 제가 보니까 임신 중에 먹어서는 안 되는 약들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 환자가 임신에 대해서 스스로 할 수 없겠냐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저희 입장에서는 환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이것을 외면하고 우리가 현재 준법진료를 하기 때문에 수술 못한다라고 했을 때 이 부분에 대해서 보건복지부는 수술을 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저희는 준법진료 하는 것이지만, 그러면 이 환자가 왔을 때 그냥 외면하지 말고 어떤식으로 이런 환자분들을 할 것인가, 그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낙태수술 처벌이 여태까지도 있었잖아요, 그렇죠?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있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개정안 시행으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아닌데 보다 구체화 시킨 부분이 있다고 했는데 그 구체화 시킨 부분에 지금 말씀하신 그런 케이스라든가 이런 것은 적용되기가 어려운 모양이죠?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그렇습니다. 우리 모자보건법에서는 낙태수술을 예외적으로 할 수 있는 규정이 있습니다. 유전적인 어떤 문제가 있거나, 강간에 의한 임신.]

[앵커]

물론 그런 것은 있죠.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그런 것은 다 허용을 하고 있고, 저희들도 그런 수술까지 거부를 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 수술은 다 할 것인데.]

[앵커]

지금 거부하는 기간에도 그런 수술은 합니까?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그거는 당연히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어떻게 보면 환자를 볼모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수술은 당연히 하는 것이고 다만 이제 보건복지부에서 비도덕적 진료 행위를 규정된 그런 중절수술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고 그래서 준법진료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이런 걱정도 합니다. 계속 이제 거부상황이 계속되면 예를 들면 조산소에서 불법 진료를 하는 경우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또 무슨 약을 써서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네 '미프진'이라고 하죠.]

낙태약이죠. 그런 것이 남용될 가능성 그럴 경우는 또 여성분들한테 더 건강에 안 좋으니까.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상당히 위험한 약입니다. '미프진'이라는 것은 우리가 태반이라는, 착상과 관련된 호르몬인데 착상을 억제하는 약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자기 어떤 정상적인 임신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약을 먹게 되면 갑작스러운 과다출혈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질수도 있고요. 게다가 조산사를 언급하셨는데 실례로 옛날에 한 번 단체에서 수술을 거부하겠다는 그런 운동을 했었는데 그때 조산사들이 많이 수술하면서 위험한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 전문가들도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자궁 천공이라든지 아니면 과다출혈이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비전문가가 이런 수술을 하게 된다면 환자의 생명은 심각하게 위험해지는 것이고 이런 부분을 의사들이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합니다.]

[앵커]

지금 보건복지부 쪽하고는 아무 얘기가 안 되고 있습니까?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그럼 보건복지부 아까 말씀드린 대로 헌재가 결정할 때까지는 처벌을 안 한다고 했는데 사실 헌재가 언제 이것을 결정할지는 잘 모르죠.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그렇죠. 저희도 모르고 있습니다.]

[앵커]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그런 얘기도 나오는데 그러면 이 시간 이후에 아까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보건복지부가 어떤 형식으로든 문서를 보내고 공식적으로 얘기를 나누면 일단은 지금 거부 사태를 중단하실 수는 있는데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또 달라집니까?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그래서 헌재 결정에서 물론 우리가 2012년에도 4:4로.]

[앵커]

합헌 결정이 났죠.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합헌 결정이 났기 때문에 이번에도 만약에 합헌 결정이 난다고 하더라도 저희 의사들이 바라는 점은 매일 그런 환자들이 진료실에 옵니다. 정말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 사회경제적 이유로. 또 외국의 경우에도 임신 12주까지는 이거는 아직까지는 인간적으로 의식도 없고 또 고통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허용을 하고 있거든요.]

[앵커]

그거는 그렇게 쉽게…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아무도 어떤 환자들도 쉽게 결정을 내리고 오는 환자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이 만약에 우리 앵커님 딸이 원치 않은 임신을 했는데 결혼을 예정했다가 갑자기 결혼이 파혼이 됐다든지 이래서 임신을 할 수 없는 그런 결정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결정을 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고 옵니다. 이미 고민을 하고 왔는데 의사가 수술을 거부했을 때 이 환자들은 어떻게든지 수술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외국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전문가가 아닌 사람한테 수술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케이스 바이 케이스 그렇게 얘기를 하면 굉장히 여러 가지 경우가 나오기 때문에 이것을 이렇게 딱 기준을 하나로 정해서 어떻게 하기가 참 어려운 그런 이슈이기도 하고 양쪽의 고민이 다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대한산부인과 의사회 원영석 총무이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원영석/산부인과 의사회 총무이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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