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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북, 미군 유해 55구 송환…트럼프 "땡큐! 김정은"

입력 2018-07-27 17:53 수정 2018-07-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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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은 오늘(27일)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습니다. 지난달 12일이죠.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구체적으로 이행한 첫 사례입니다. 이 같은 북한의 '선물'이 종전선언 등 북·미 간 후속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시점입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미군 유해송환 속보와 청와대발 뉴스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기자]

2018년 7월 27일. 오늘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유례없는 동족상잔의 비극에 6·25를 소재로 한 영화도 참 많이 나왔는데요. < 신 반장의 '영화당' >, 오늘 준비한 영화는 두 형제의 가슴 아픈 전쟁이야기 '태극기 휘날리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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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백발이 성성한 한 할아버지가 6·25 유해 발굴단의 전화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6·25 유해발굴단 사업단입니다.
저희 쪽에 발굴된 유해 중에 이진석 님이 계셔서 말이죠.
예, 그래요? 제가 이진석인데요…혹시 이진태 아닙니까?
아닙니다. 분명 이진석입니다.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진석 할아버지가 바로 동생인 '원빈'이죠. 6·25 전쟁 당시 형 '장동건'과 함께 강제 징집됩니다.

형 안 죽어 인마, 너 살려서 집에 보내야지, 가자!
형!
나도 우리 형제한테 행운이 따라서 둘 다 살아 돌아가길 바라.
근데 꼭 하나만 살아야 된다면
그게 네가 되길 바라고 노력하는 것뿐이야.

발굴단이 찾아낸 유품은 동생 원빈이 형 장동건에게 "살아서 돌아오면 달라"고 주었던 만년필이었습니다. 하지만 형은 반세기가 지나서야 만년필과 함께 유골로 발견됩니다. 백발의 노인이 된 동생은, 그저 오열할 뿐입니다.

왜 이러고 있어요…
뭐라고 말 좀 해요…
50년 동안이나 기다렸는데,
이 동생한테 뭐라고 말 좀 해요…
그때…
형 혼자 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

참 다시 봐도 가슴 아픕니다. 잃어버린 가족을 유해로나마 찾고 싶고, 또 보고 싶은 게 남아있는 가족의 심정이겠죠. 이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미국은 전 세계에 묻힌 미군 유해송환에 거의 사활을 걸었는데 오늘 북한이 6·25 전쟁 당시 북녘땅에 묻힌 유해 55구를 송환 조치했습니다.

오늘 새벽, 오산 미군기지를 이륙해서 북한 원산으로 갔던 미군 C17 수송기는 오전 11시쯤,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다시 오산으로 복귀했습니다. 유엔기에 쌓인 유해 나무상자를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인데, 예를 갖추듯 정자세 선 의장대와 유엔군, 미군 관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미국 내 불거진 회의론에 누구보다 송환 소식을 기다렸을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트위터로 화답했습니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서야 많은 가족들에게 위대한 순간이 찾아왔다"면서 "땡큐 김정은!"하고 사의를 표했습니다. 백악관도 곧장 성명을 냈습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변화, 영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대담한 첫 발걸음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음성대역) : 오늘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행동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동력에 고무됐습니다.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약 5300명의 미군을 찾기 위한 북한 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중대한 첫걸음입니다.]

백악관은 또 다음달 1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공식 유해송환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어 하와이 기지로 옮겨서, 별도의 세리머니를 할 가능성도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유해들은 이곳에서 DNA 테스트를 포함한 최종 신원확인을 거친 뒤에 미국 본토로 이송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북한이 보인 움직임, 그러니까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와 미군 유해송환 작업이 북·미 간 신뢰 강화를 넘어서 종전선언까지 가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요. 7·27 정전협정일의 종전선언은 끝내 불발됐지만,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전후로 해서 종전선언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미·중 4자 당사국 간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어제 / 한·독 공동 기자회견) : 종전 선언과 관련해서는 대통령께서도 베를린 구상을 발표하시면서 말씀하셨듯이, '주변국들의 지지와 협력이 없이는 가능치 않다'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국들하고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나가고 있고, 나아가서 국제사회의 주요 플레이어들, 또 넓게는 UN 무대에서의 적극적인 지지를 계속 당부를 하고, 견인해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분위기도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해마다 오늘을 '전승절'이라면서 열병식을 열고, 반미 투쟁을 앞세웠는데, 올해는 80대 노병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노병대회'와 축하공연 정도입니다. 노병들이 김 위원장 품에 안기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따뜻한 지도자 면모를 부각하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전구강/북한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강사 (조선중앙TV) :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이렇듯 성대하고 의의 깊은 대회에 우리 노병들을 또다시 불러주시고, 당 중앙위원회의 이름으로 축하문까지 보내주시며, 최상의 영광과 행복을 안겨주신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 다함없는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 드립니다.]

한편으로는 6·25 전쟁 중 전사한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의 묘를 찾아서 북·중 친선관계를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북·중은 피와 생명을 바쳐가며 맺어진 전투적 우의와 진실한 신뢰로 굳게 결합해 있다"면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공고한 친선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북·중 혈맹을 강조하면서 종전선언 논의에서 미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북, 정전협정 65주년에 미군 유해 송환…트럼프 "김정은 고맙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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