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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미홍 전 대한애국당 사무총장 별세 "다 부질없는 일"

입력 2018-07-25 18:18 수정 2018-07-2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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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4일) 제가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 빈소 상황을 전하면서, 경기고 72회 동기동창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방문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어제 저녁이었습니다. 황 전 총리가 노 의원 빈소가 마련된 세브란스 장례식장을 찾았죠. 기무사 문건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질 게 뻔한 상황이었지만 빈소를 찾았던 것입니다. 오늘 양 반장 발제에서는 노 의원 빈소 상황 소식과 여러 정치권 뉴스 함께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노회찬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경기고 72회 동기동창인 것은 맞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워낙 서로 다른 생각,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었던 탓에 그렇게 친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일례로 1973년 경기고 1학년 시절, 노 의원이 학업은 뒤로 한 채 반유신독재 투쟁 유인물을 뿌릴 때 황 전 총리는 교련복을 입고 학생회 대신 존재했던 학도호국단 연대장으로 활동했다는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3년을 한 울타리에서 공부했던 인연 무시할 수 없었던 거 같습니다. 1989년 겨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노 의원이 구속됐을 때, 당시 소장 공안검사였던 황 전 총리! 노 의원을 자기 방으로 불러서 포승줄, 수갑 풀어주고 커피와 담배를 줬다고 합니다. "어떻게 지내냐" "서울구치소가 새로 지어서 그런지 겨울엔 덜 춥더라" "서울구치소 지을 때 내가 그랬지. '구치소가 너무 따뜻하면 안 된다'고. 하하" 뭐 이렇게 잠시 농을 주고받기도 하고 그랬다죠.

시간이 흘러흘러 2016년 11월이 됐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터졌죠.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국회에 불려나와 의원들 추궁 받았습니다. 친구 노회찬 의원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노회찬 정의당 의원 (2016년 11월 11일) : 대한민국의 실세 총리가 있었다면 최순실이에요. 나머진 다 껍데기예요. 잘 알고 계시잖아요.]

[황교안 전 국무총리 (2016년 11월 11일) : 그렇게 속단할 일 아닙니다. 국정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 (2016년 11월 11일) : 속단이 아니라 뒤늦게 저도 깨달았어요. 지단이에요. 총리 책임이 큽니까, 대통령 책임이 더 큽니까?]

[황교안 전 국무총리 (2016년 11월 11일) : 저는 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 (2016년 11월 11일) : 대단하십니다. 대통령 책임이 더 큰 게 아니고, 그러면 황교안 게이트입니까? (저는 좀 더…) 박근혜 게이트인데 왜 황교안 게이트로, 그렇게 스스로 이렇게 누명을 뒤집어씁니까? 위증하고 계시네요.]

자, 어제 저녁 7시를 막 넘긴 시점이었습니다. 빈소를 찾은 겁니다. 친구의 영전에 국화꽃 한송이를 바치고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어제) : 안타깝습니다. 같이 우리 잘 모시길 바랍니다.]

자, 오늘도 주요 인사들 발길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출근길에 창원 시민합동분향소 찾았던 김경수 경남지사! 결국 오늘은 서울 세브란스 빈소를 다시 찾았습니다. "꼭 와봐야 할 것 같아서 다시 찾았다"고 했더군요. 오늘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빈소를 찾았는데요.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 다시는 좋은 사람을 이렇게 안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자, 어제 경찰에서 노 의원과 관련한 입장을 하나 내놨습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노 의원 타살설 관련해서 "근거없는 억측, 자제해달라" 한 겁니다. 이게 진원지가 어디인가 싶어 알아봤습니다. 아~, 어제 제가 소개해드린, 뉴스타운이라는 극우성향의 인터넷매체, 출연자들이 잔치국수 먹으면서 "추울 때 가지 왜 더울 때 가서 난리야!"라고 했던,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본인들은 합리적 의심, 표현의 자유를 얘기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고인을 두번 죽이는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자,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도 또 본의 아니게 부음을 전해드려야겠네요. 지난 탄핵정국 당시 친박진영에서 가장 격하게 투쟁했던, 정미홍 전 대한애국당 사무총장 소식입니다. 정 전 총장, 오늘 새벽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는군요. 측근에 따르면 정 전 총장은 지난 2015년 1월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탄핵정국이 벌어졌고, 정 전 총장은 아픈 몸을 끌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구속 반대, 석방 투쟁 등을 줄기차게 벌였다는 거죠.

특히 지난해 8월, 조원진 대표와 함께 대한애국당을 창당하면서 초대 사무총장을 맡았던 정미홍 전 총장! 하지만 이미 이때부터 병세가 깊어졌다는 겁니다. 그런데 같은 창당 주역 중 한명이었던 극우논객 변희재 씨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부터, 극도로 병세가 악화되었다는 거죠. 심지어 판단력이 흐려지는 일도 있었다는 게 측근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면서 정미홍 전 총장은 입원을 결정했고 최근까지 삶을 정리해왔었다는 소식입니다.

정미홍 전 총장, 지난 탄핵정국 동안 정말 많은 말들, 글들로 논란의 중심에 섰죠. 솔직히 저도 그런 정 전 총장을 여러 번 비판했습니다. 자, 그런데 정 전 총장! 최근 삶을 정리하면서 주변에 이런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합니다. "내가 병세가 나빠 너무 예민했었다. 다 부질없는 일이었다. 관대해져라"라고 말이죠. 영면을 기원합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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