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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한국당 '인물난' 심각…비대위원장 하마평만 무성

입력 2018-07-03 18:50 수정 2018-07-0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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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가 오늘(3일) 원 구성 실무 협상에 돌입했지만, 첫 날부터 일정이 미뤄지는 등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극심한 인물난에 시달리면서 비대위 구성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원 구성 협상 상황을 짚어보고,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무수한 하마평도 직접 검증해보겠습니다.
 

[기자]

원 구성 협상은 갈수록 꼬이고만 있습니다. 여야 원내 수석들이 오후 3시부터 실무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는데, 자유한국당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연기가 됐습니다. 오후 6시에 다시 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개최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들은 장외에서 신경전을 펼쳤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회가 사법부 공백 사태까지 초래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원구성 협상 타결이 시급합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어제) : 특정 정당에서 자기가 희망하는 어떤 그런 상임위나 뭘 전제하면 그 협상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서로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보니, 협상이 잘 진행될 리가 없겠죠. 최소한 이번주 내내 이런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에상이 됩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말이죠. 어렵사리 원 구성 협상이 타결이 된다고 해도 제대로 된 원내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비대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제 우리 양원보 반장이 '패셔니스타'로 소개했던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 패션은 독보적이지만, 여전히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해 있습니다.

[안상수/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 (어제) : 한 40여 명 정도 지금 리스트 된 분들을 상대로 저희들이 분류와 분석을 하고 이번 주말까지 5, 6명 선으로 압축을 해서 내주 초에는 접촉을 하면서…]

비대위원장 후보만 4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지금 주로 거론되는 인물들 면면을 한번 보시죠. 일단 그럴싸해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궁금증은 듭니다. 도대체 본인들에게 의사는 확인하고 이름을 거론하는 것일까… 그래서 오늘 가능한 대로 확인 전화를 돌려봤습니다. 기호는 제가 편의상 붙여봤고요.

먼저 비대위원장 후보 1번과 2번입니다. 공통 질문입니다.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맡을 의사가 있으십니까?"

[김종인/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 아이, 나하고는 관계없는 일이니까 그거 뭐 나한테 물어보지 않아도 돼요.]

[박관용/전 국회의장 : 나는 뭐, 그거 전혀 생각이 없다 그랬어요. 자기들이 새 길을 찾아야지 밖에 있는 사람 부르고 그 짓 하지 말라고 내가 뭐라 그랬죠.]

그런데 지금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거론되는 인물들 가운데 상상을 초월하는 인물들도 있습니다. 자, 보시죠. 이정미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 도올 김용옥 교수, 그리고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 오죽 다급하면 비정치인들까지 거론하나 싶기도 하지만, 대부분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한 분과 전화통화가 됐습니다. 편의상 비대위원장 후보 기호 3번이라고 하겠습니다. "교수님, 비대위원장, 생각 있으십니까."

[인요한/연세대 의대 교수 : 저 지금 전혀 모르는 내용이고요. 지금 환자 회진 돌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좀 뜬금없다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특히 이 분이 거론되는 것은 아예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외과 전문의 이국종 교수 말이죠. 얼마 전에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당이 전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진짜 외과 의사를 데려와야 한다고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그랬다면, 정말 이국종 교수 입장에서는 황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본인과 직접 통화는 되지 않았지만, 평소의 강직한 성품을 볼 때, 이런 대답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국종/아주대 의대 교수 (지난해 11월 22일) : 저는 칼을 쓰는 사람입니다. 그 칼로 사람 몸을 가르고 들어가고 장기를 떼어내고 혈관을 발라냅니다. 환자분을 치료하고 보는 것은 이벤트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나는 사람을 고치는 외과 의사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사람 고치는 의사에게 대뜸 당을 고치라고 하면, 글쎄요, 과연 적절한 제안일까요. 마지막 의문의 후보, 보시죠. 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입니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원조 보수' 이 전 총재에게 이런 응원을 받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회창/전 한나라당 총재 (2007년 11월 12일) :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허물고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깨는 반자유 좌편향 세력과 대결할 것입니다. 발로 뛰자! (뛰자! 뛰자! 뛰자!) 아래에서 위로! (위로! 위로! 위로!) 그다음에 뭐더라…(창을 열자입니다.) 창을 열자! (열자! 열자! 열자!)]

그런데 이미 11년 전 이야기입니다. 이 전 총재는 지난해 8월에 펴낸 회고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보수를 망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죠. 이미 패망한 당에 다시 들어오라는 제안, 과연 달가울까요. 이 전 총재 역시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오늘 이 전 총재의 최측근과 어렵사리 통화가 됐습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최측근 (음성변조 / 정치부회의와 통화) : 나도 금시초문이 돼가지고 그럴 가능성이 없는데, 그런… 어제도 (이 전 총재와) 통화는 했는데 (비대위원장) 그런 얘기는 없으셨고, 누가 지금 뭐 그거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겠어요 어디?]

말하자면, 지금 자유한국당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이름을 막 던져보고 있는 중입니다. 심각한 인력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골라본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1도 없는 진심
So baby bye bye bye
Bye bye bye


에이핑크의 '1도 없어'입니다.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들. 오늘 몇 명은 직접 통화도 해봤지만, 거의 모두가 "관심이 1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이름부터 일단 던져보는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 비대위원장 인선 작업. 역설적으로 자유한국당의 곤궁한 처지를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한국당 비대위원장 '구인난'…'극약처방' 하마평만 무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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