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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답답하다" 문 대통령, 규제혁신회의 전격 취소

입력 2018-06-27 17:59 수정 2018-06-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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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경제-일자리 수석 교체를 어제 단행한 데 이어서 오늘(27일)은 전 경제부처가 참가하는 규제개혁 혁신회의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회의 내용을 사전 검토한 뒤에 "속도가 늦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제라인 교체에 이어서 정부 2기 개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죠. 벌써부터 총리실 평가에서 평균 이하점을 받은 몇몇 부처가 거론되고 있는데 다만 개각 폭은 가급적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는 청와대 후속 개각, 또 외교안보 관련 소식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해결'을 제1 국정과제로 삼고 출범했습니다.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 직접 맡았죠. 취임 보름 뒤에는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고, 참모들 앞에서 시연까지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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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화면 가면…뭐, 조금만 한번 눌러보죠. 고용률~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공개/지난해 5월 24일 : 고용률이 지금 현재, 4월 현재 66.6%인데 이것이 OECD 평균하고 비교해보면, 한 2% 정도 낮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낮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뭐 궁금한 것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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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듣는 참모진들, 특히 경제라인의 어깨가 정말 무거웠을 겁니다. 회의 영상을 보면 장하성 정책실장과 이용섭 당시 일자리 부위원장이 문 대통령 옆자리를 서로 '양보'하느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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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회의를…

이런 (앉는) 순서는 앞으로는 없습니다

벌떡!
아냐아냐

장 실장… 이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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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판 설치 1년이 지난 지금,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 먼저 고용률은 소폭 부침을 거쳐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고 실업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용에 큰 영향을 주는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월대비 -3.3%로 하락 반전했습니다.

어제 전격 단행된 청와대 경제-일자리 수석 교체는 이런 결과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청와대는 "경질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악화된 경제지표에 따라 사실상 책임을 물었다는 평가입니다.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 (어제) : 이번 개편을 통해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소통하면서 속도감 있게 성과를 내겠다,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해석해 주십시오.]

오늘 오전 임종석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현안점검회의에서는 청와대를 떠나는 수석 3인방의 고별인사가 있었습니다.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이제야 재갈이 풀렸다. 앞으로 자유롭게 주장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은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 등을 국민이 체감하는 게 중요한데 그 짐을 남겨두고 가서 죄송하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떠나는 이 만큼, 남는 이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겠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던 장하성 실장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제라인 경질설을 반박했습니다.

[장하성/청와대 정책실장 (음성대역) : 우리 정부의 정체성과 방향을 흔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지만, 여러분이 책임지고 떠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변화, 추진력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와 정부 부처 경제라인 전체에 '경고의 메시지'를 연이어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3시, 전 경제부처 참석이 예정돼 있던 규제개혁 혁신회의를 불과 2시간 전에 돌연 취소했는데요. 회의 내용을 미리 검토한 문 대통령이 "답답하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취소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경제라인 개편에 이어 문재인 정부 2기 개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비롯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이낙연 총리도 "장관들 평가가 완료됐고, 관련해서 청와대와 이미 기초협의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개각 시기는 20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이 완료되는 7월 초에서 중순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 구성 전에는 인사청문회 진행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죠.

다만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인데다, 지방선거 압승을 거둔 마당에 괜히 '청문회 국면'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최대 3~4개 부처 '소폭 개각'이 유력합니다.

개각 대상으로는 선거 공백으로 채워야 할 농림부를 비롯해, 총리실 평가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일부 부처, 그리고 일자리수석의 카운터 파트 고용노동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김영주 노동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청와대가 아무리 최저임금을 직접 설명하라고 말해도 안 듣는다"며, 김 장관이 청와대 주문을 묵살하고 있단 취지로 비판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외교안보 소식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시설점검단이 오늘 오전 금강산으로 출발했습니다. 모레까지 이산가족면회소, 금강산호텔과 온정각 등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박경서/대한적십자사 회장 (남북 적십자회담/지난 22일) : 금강산의 정기를 받고, 금강산 자연의 모든 철학을 따서 내 민족의 한을 적십자사가 한번 풀어야 된다…]

해당 시설물들은 2015년 10월에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약 3년 가까이 사용되지 않아서 사실상 방치 상태로 놓여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점검단 현장 방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7~8월 중 개보수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문 대통령, 경제라인에 연이은 '경고' 사인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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