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경제톡톡] '4캔에 5천원'?…국산보다 싼 수입맥주의 비밀

입력 2018-05-15 09:2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요즘 기온이 오르면서 시원한 맥주를 찾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맛에 가격도 저렴한 수입 맥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맥주의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경제산업부 전다빈 기자와 '맥주의 경제학' 짚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4캔에 1만원'하는 편의점 수입 맥주가 인기를 끌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4캔에 5천원'짜리도 나왔다고요?
 

[기자]

지난 1일부터 한 편의점에서 스페인산 필스너 500mL를 '4캔에 5천원'에 팔고 있습니다. 한 캔에 1250원 꼴입니다.

국내 업체에서도 대형마트에서 500mL 한 캔에 1180원하는 하는 신제품을 내놓았습니다. 355mL 꼬마캔 제품의 경우 '12개들이에 만 원'이라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앵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름도 다가오고 맥주 가격이 싸다면 좋죠. 그런데 이 이면을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렇게 가격을 싸게 팔 수 있는 이유가 있는 거잖아요.

[기자]

사실 이 술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맥주'가 아닙니다. 발포주라고 하는데, '기타 주류'로 분류됩니다. 

우리나라 법으로 '맥주'는 맥아 비중이 총 용량의 10% 이상이어야 합니다.

또 주세법에 '맥주 원료나 첨가물'로 규정한 재료만 써야 합니다.

발포주 같은 기타 주류는 맥아 비율이 10% 미만이거나 주세법에 맥주 원료나 첨가물로 규정한 것 외의 재료를 넣은 것입니다.

발포주 가격이 훨씬 더 싼 것은 세금 차이 때문입니다. 

맥주에 붙는 세율은 72%이지만, 발포주에는 30%만 붙습니다.

예를 들어 원가가 한 캔에 1000원이라고 하면 맥주는 주세 72%와 교육세, 부가세가 붙어서 최종 출고가는 2222원이 됩니다.

발포주는 주세 30%와 교육세, 부가세가 붙기 때문에 1760원에 팔 수 있습니다.

세금이 두 배 넘게 차이나는 것이죠.

[앵커]

결국 세금의 차이가 가격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수입 맥주가 저렴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발포주가 아니라 맥아 비율이 10% 이상인 수입 맥주도 많지 않습니까?
  
[기자]

역시 세금 때문입니다.

국산 맥주나 수입 맥주나 똑같이 세율은 72%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붙이는 원가를 계산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국산 맥주는 국내 영업이나 마케팅 비용까지 모두 더한 가격을 제조 원가로 보고 여기에 72%의 세금을 부과합니다.

하지만 수입 맥주는 수입한 가격을 기준으로 72%의 세금을 계산합니다. 마케팅이나 영업 비용은 빠지는 것이죠.

이렇다보니 실제 세금은 국산 맥주보다 덜 내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다른건 다 제외하고 세금, 가격만 따지면 국내 업체들이 불리한 점이 있는 겁니다.

[기자]

'4캔에 1만원' 정책으로 수입맥주가 빠르게 확산되는데 이 세금 문제가 컸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산 맥주는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7월부턴 유럽산 맥주도 관세가 면제됩니다.

수입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더 커지는 것입니다.

최근엔 국내 업체인 오비맥주가 자체 브랜드인 '카스'를 수입해서 파는 일도 있었는데요.

러시아 월드컵 한정판 카스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해서 국내로 들여온 것입니다.

오비맥주 브랜드지만 미국에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수입 맥주로 취급해서 세금을 적게 냈습니다.

[앵커]

그런데 수입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꼭 가격이 싸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런 지적도 많습니다. 종류가 많아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기자]

라거 맥주 위주였던 국내 시장에서 수입 맥주가 다양한 맛으로 인기를 모은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도 독특한 맛과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생산업체들의 '수제 맥주'가 관심을 모으는데요.

독특한 향과 맛만큼이나 이름도 다양하고 재밌습니다.

안동 맥주, 강서 맥주 등 특정 지역의 이름을 딴 경우도 있고요.

초콜릿과 머쉬멜로우 향이 나는 '초코파이 부산 브라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풍미가 나는 '흥맥주 밀크 스타우트' 등 기존 맥주와는 완전히 다른 맛을 이름으로 표현합니다.

예전엔 수제 맥주를 전문점에서만 팔 수 있었는데 이제는 대형 마트나 편의점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제 맥주시장이 현재는 400억원 규모인데 앞으로 5년 안에 다섯배인 2000억원 정도로 성장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수제 맥주도 마트에서 살 수 있고요. 어쨌든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반가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산업부 전다빈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정부 물가 잡겠다고 했지만…1년만에 콜라값 12%↑, 즉석밥 8%↑ 횡단보도 건너다 '꽝'…보행사고 60%, 스마트폰 사용중 발생 롯데마트 상하이 50여개 점포 매각…11년 만에 중국서 철수 휘발유 가격 3주째 연속 상승…리터당 1562원 넘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