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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바둑계 '미투'…"김성룡이 성폭행" "화장실에 몰카" 폭로

입력 2018-04-18 17:59 수정 2018-04-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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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항의하자 인사 보복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태근 전 검사장이 오늘(18일) 구속 여부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 미투 운동의 기폭제가 된 폭로였죠. 이후 문화예술계 교육계 등 곳곳에서 미투가 터져나왔고, 이번에는 체육계로도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안 전 검사장의 영장실질심사, 그리고 미투 속보 등을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안태근 전 검사장의 표정은 굳어있었습니다.

[안태근/전 법무부 검찰국장 : (서지현 검사한테 인사불이익 가했던 혐의 인정하십니까?)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서지현 검사한테 한마디 하시죠.) …]

물론 구속 여부를 앞두고 있는 피의자라고 하더라도 포토라인에서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안 전 검사장에 대해 비슷한 경험이 있는 노회찬 의원이었다면 이같은 일침을 가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노회찬/정의당 의원 (2016년 11월 16일) :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가 되고 있습니까?]

[안태근/전 법무부 검찰국장 (2016년 11월 16일) : 기억이 없습니다.]

[노회찬/정의당 의원 (2016년 11월 16일) : 뭐가 없다고요? (기억이 없습니다.) 아니 보고 안 했으면 안 한 거지. 그러니까 보고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예요? 그따위로 얘기하는 거야. 예? 답변을 그따위로 하는 거예요?]

아시다시피 안 전 검사는 그야말로 "잘 나가는" 검사였습니다. 1987년 대학 3학년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합니다. 우병우 전 수석과 같은 해 합격했지만 대학 졸업 후 연수원에 들어가 1년 후배가 됐죠. 그리고 검사 생활 대부분 법무부와 대검찰청, 수도권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냈고 같은 해 검사장 승진을 합니다. 그리고 2015년 '검찰 빅2'로 꼽히는 검찰국장이 됩니다.

그러나 앞서 보신 것처럼 국회에서 '안하무인' 태도를 보여 여론의 도마에 올랐죠. 그리고 국정농단 사건 때는 우병우 전 수석과 1000여 차례 통화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그러다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지난해 불명예 퇴직했죠. 현재는 면직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오늘 미투 운동 시발점으로서 구속 여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이 됐습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연희단거리패 이윤택씨가 구속 기소됐고, 정식 수사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김기덕, 조재현씨 등도 그 의혹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안희정 전 지사가 재판에 넘겨졌죠.

여기에다 체육계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2002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최민경 씨가 대한체육회 한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최 씨는 지난해 7월 한 노래방에서 체육회 한 여성 간부 A씨가 목을 팔로 휘어 감고 입을 맞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나한테 잘 보이면 대한체육회에서 클 수 있다'라고 말을 해서 불쾌했다"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최 씨는 체육회가 성추행을 성희롱으로 판단하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성희롱 예방을 담당하는 간부 B씨, "여자가 여자에게 뽀뽀할 수 있지 않으냐. 선수 시절에도 이런 일이 많지 않았냐"라는 의혹도 제기한 상태입니다. 체육회는 A를 직위 해제 하고 두 사람에 대한 징계 여부도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두뇌 스포츠죠. 바둑계에서도 폭로가 나왔습니다. 한 외국인 여성 프로기사는 '과거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009년 김 9단의 집에 초대를 받았고 술에 취해 잠들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강간을 당하고 있었다 라는 것입니다. 9년 동안 자신은 김 9단을 피해다녔는데, 웃으며 인사하고 종횡무진 활동하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현재 감독, 방송 해설 등 활발히 활동 중인 김 9단은 2년 전 이세돌과 알파고 특별대국 당시 재치있는 해설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인데요.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후 현재 변호인을 선임하고 외부와는 연락을 끊은 상태라고 합니다.

[김성룡/프로 바둑기사 (2016년 3월 15일) : 어우 매우 짜증나는 스타일이에요. 아우 짜증나는 스타일이야. 아주 짜증나는 스타일이구먼.]

[김성룡/프로 바둑기사 (2016년 3월 15일) : 오 이쪽으로 밀어? 그거 아니지 않나?]

[김성룡/프로 바둑기사 (2016년 3월 15일) : 자, 나올 때가 됐잖아 지금. 한 번쯤은.]

그야말로 의혹이 더 커지기 전에 한 번쯤 나올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밖에도 바둑계에서는 "선배 기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또는 "여자 화장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적도 있었다"는 등의 크고 작은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윤리위를 구성한 한국기원은 조만간 김 9단을 불러 조사하고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프로츠포츠계 성폭력 문제를 직접 파헤친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축구, 야구, 배구, 그리고 농구, 골프 등 프로스포츠 5대 종목의 성비위 실태를 조사하기로 했는데요. 문체부는 K리그와 KBO, KBL 등 7개 프로스포츠 단체 그리고 61개 구단을 대상으로 약 6개월 간 실시할 계획입니다. 임직원과 선수단, 스태프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권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치어리더와 스포츠 리포터 등 간접 종사자들도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한다고 합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안태근 구속 갈림길…체육계로 확산되는 미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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