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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복면금지법? 아니 복면착용법이라도..'

입력 2018-03-26 21:16 수정 2018-03-2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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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장 궈 룽(장 국 영 張國榮 1956 ~ 2003)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3년 4월 1일 만우절.

그는 마치 만우절 거짓말같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믿기 힘든 죽음만큼이나 잊기 힘들었던 장면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추모하던 사람들의 물결.

2003년의 홍콩은 '사스'가 창궐했던 시기였고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은 사랑하는 배우를 추모하는 그 순간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했던 무척 생경한 풍경이었지요.

이름부터 낯설어 더 공포스러웠던 메르스 때도 마스크는 필수품이었습니다.

갑자기 터진 재채기 한번에도 옆 사람의 눈치를 살펴야 했던 무서운 전염병.

뻥 뚫린 방역과 엉성한 정부 대처를 믿지 못했던 사람들은 얇디얇은 마스크 한 장으로 각자도생, 즉 스스로를 지켜내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봄날 거리에서는 15년 전 홍콩의 거리가 무색할 만큼이나, 또 3년 전 메르스의 공포가 강타했던 그해의 늦봄만큼이나…

또 다른 공포가 우리를 지배합니다.

그 거대한 마천루…

제2 롯데월드까지 사라지게 한 초미세먼지의 엄습입니다.

봄이라지만.

꽃은 피어도 제 색깔을 찾지 못하고, 아이들의 연약한 살갗은 무방비로 뚫리게 되는 뿌연 침입자.

그렇게 초미세먼지는 주말을 관통하고, 우리의 봄을 관통하고, 이제 어쩌면 우리의 평생을 관통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가 손에 든 것은 또다시 달랑 마스크 하나…

"특히 복면시위는
못 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IS도 그렇게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 박근혜 전 대통령 (2015년 11월 24일 국무회의)

공교롭게도 3년 전…바로 그 메르스 사태로 온 국민이 공포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당시 대통령과 여당이 주장한 복면시위 금지법에 대해서 사람들은 냉소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국민이 IS인가"
"복면가왕도 폐지해야 하나"


메르스를 겪은 이후에도 마스크는 보건학이 아닌 정치학으로 해석되던 시절은 이제 가고…

이제는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마스크를 들게 된 세상…

뾰족한 대책도 별로 보이지 않는 지금…

차라리 복면금지법이 아닌 복면 착용법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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