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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다음 주 방문 조사 전망

입력 2018-03-23 17:42 수정 2018-03-2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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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10억 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결국 구속수감 됐습니다. 헌정 사상 네 번째 전직 대통령 구속이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법의 심판을 받는 불행한 역사가 23년 만에 또다시 재연됐습니다. 검찰은 최장 20일 동안 보강 조사를 진행한 뒤 재판에 넘길 전망인데요. 오늘(23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구속된 이 전 대통령 그리고 향후 수사 내용 등을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기자]

예상대로였습니다.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피의자의 구속 확률은 100%. 그리고 자정 전 결정이라는 두 가지 예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습니다. 검찰의 사건 기록과 변호인단의 의견서를 검토한 박범석 부장판사는요, 어젯밤 11시 6분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범죄 혐의의 소명,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증거 인멸의 염려"를 구속 이유라고 설명했는데요. 법원이 검찰의 주장을 사실상 모두 인정한 것입니다.

이 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이었는데, 2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대통령의 입장도 '골목성명'에서 이번에는 '페북성명'의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담은 친필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음성대역) :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이 글을 올린 시간은요. 11시 14분, 그러니까 영장이 발부된 지 채 10분이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무엇보다 입장문 마지막을 보면요. 2018년 3월 21일 새벽, 그러니까 이 전 대통령은 전날부터 자신의 구속을 예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영장을 받은 검찰은 곧바로 집행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신봉수, 송경호 두 부장검사가 직접 논현동으로 향했고요. 11시 55분, 자택에 도착했고 영장 집행에는 채 5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대문을 나서는 이 전 대통령을 기다린 것은 친이계 의원들과 그리고 MB정부 당시 참모들이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악수를 청했고요. 가족들에게는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김윤옥 여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호송차에 오르기 전 옅은 미소를 보이는 등 담담한 모습이었던 이 전 대통령과 달리 아들은요. 눈물로 아버지를 배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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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들과 인사를 나누고
호송차에 올라타는데…

"미안해"

"대통령님 힘내세요!"

떠나는 호송차를 향한
가족과 측근들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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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자택에서 동부구치소까지는 약 15㎞. 금요일 밤이었지만 교통신호 통제가 이루어져 이렇게 집을 나선 지 정확히 17분 뒤인 0시 18분,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동부구치소 정문을 통과했습니다. 구치소 수감 전 마지막을 배웅한 것은 시민들이었는데요. 이렇게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라며 장미꽃을 던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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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구치소에 도착한
이명박 전 대통령 호송차

야 이 xx야!

고성과 함께 쏟아지는 장미꽃
계란 세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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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장미는 '고난'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1년 전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새벽 4시 30분, 구치소로 이송됐음에도 구속 소식을 들은 지지자들 수백명이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석방을 주장하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장면이었습니다.

구치소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신원 확인과 신체 검사를 받고 그리고 수의로 갈아 입는 등 입소 절차를 거쳤는데요. 수인번호는 '716'입니다. 이후 12층 독방에 수감이 됐는데요. 지난해 새로 지은 동부구치소는 수용자가 많지 않아 그동안 12층을 비워뒀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전 대통령이 다른 수용자와 마주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검찰은 오늘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청사로 불러서 조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박 전 대통령과의 형평성, 또는 소환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검찰은 다음 주 초쯤 구치소 방문 조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일제히 '사필귀정이다'라고 평가했는데요. 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진보 진영은 물론이고 한때 한나라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의원들이 포함된 바른미래당도요, "마땅한 결과"라고 논평했습니다.

오로지 자유한국당만 반발하고 있는데요. "의도적으로 피의사실을 유포해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구속시켰다"며 "무척 잔인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홍준표 대표 또한 "적폐청산을 내세운 정치보복쇼"라고 했는데요. 그동안 당 과는 관계 없다고 했지만 전직 대통령 2명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당 차원의 대응도 예상됩니다.

특히 친이계로 어제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던 권성동, 김영우, 장제원 현역의원 등이 주축이 돼 여권에 대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 장제원 의원 "눈물이 자꾸 흐릅니다" "지금 이순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죠. 김영우 의원도 "정치 활극"이라고 했습니다.

[김영우/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이것은 명백한 정치 보복입니다. 정치 활극입니다. 정의로운 적폐청산이라면 노무현 정부, DJ 정부의 적폐도 함께 조사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헌정사의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를 않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이명박 구속, 다음 주 본격 방문 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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