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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보복 피해자' 주장…재판 흔들고 지지층 결집 시도

입력 2017-10-16 21:31 수정 2017-10-1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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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6일) 박 전 대통령 발언의 본질은 '정치 보복'이라는 수사를 동원한 '사법 제도 부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재판부를 공격하고, 이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그동안 재판을 취재해온 기자와 함께 한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까 했던 얘기를 잠깐 더 하고 가자면, 만일 이것이 정치 투쟁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새로운 변호인단을 선임할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죠. 그러면 지금 상황에서는 국선 변호인단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일단 봐야 하는 것이죠?

[기자]

네 국선 변호인단을 재판부가 직권으로 선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두환씨와 노태우씨 재판과 매우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는데요. 전두환씨, 노태우씨 같은 경우에도 변호인단이 집단으로 사임한 뒤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자 재판부가 국선으로 변호인을 선임했는데요. 그때도 전두환 노태우씨가 그에 대해 반발을 하면서 재판에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무관하게 국선 변호사가 선임됐고 재판은 진행이 됐습니다.

[앵커]

오늘 발언은 1심 선고를 포함해서 재판부의 모든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 이렇게 읽히죠?

[기자]

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면서 오늘의 발언을 마쳤습니다. 재판부가 정치와 여론에 휘둘렸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정치적 결정으로 단정짓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부정의 이유로 내세운 정치 보복의 경우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정농단 사건은 박 전 대통령 임기 중 불거졌고 또 검찰의 1차 수사와 특검 수사 모두 박 전 대통령 임기 중 마무리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치 보복이라는 궤변을 통해 구속 연장 이후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가 이 상황에 결코 맞지 않는다 이런 얘기죠. 누가 봐도 논리가 빈약해보이는데 그런 발언을 한 의도는 뭐라고 분석이 됩니까?

[기자]

법조계에서는 재판 자체에 '정치색'을 입히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법정에선 증거와 증언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가리게 됩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 측은 정치적 보복이라는 색을 덧씌워 재판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오염시키려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일단 지지세력은 재판 진행 자체를 부정하고, 어떤 결론이 나와도 믿지 않는 상황이 조성됩니다.

이는 법원을 압박하는 여론을 만드는데 활용되고, 향후 항소심을 비롯한 사법부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법원 안팎의 분석입니다.

[앵커]

사실 따지고 보면 태블릿PC 문제도 마찬가지고,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인정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죠. 정치 보복이란 말로 오늘 발언을 끝맺었는데, 발언의 시작은 배신이었습니다. 최순실 씨가 배신을 했다는 말인 것 같은데, 그런데 역시 박 전 대통령 자신은 혐의가 없고 보복 수사와 재판이 진행된다는 이런 논리로 가지고 가기 위한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발언을 보면 이 한사람이 최순실씨라는 게 명확해집니다.

지난해 11월 대국민 담화 때도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해 엄격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구치소 조사에서도 "최 씨의 사익추구를 몰랐다"며 책임을 미뤄왔습니다. 오늘의 배신의 대상 역시 최순실 씨임이 명확해보입니다.

[앵커]

사실 배신이라는 단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주 쓰던 말이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지지층도 결집이 이루어진 바도 있고,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발언만 봐도 박 전 대통령은 피해자임을 강조해왔는데요. 박 전 대통령 발언들을 보시면 "배신으로 인해 명예와 삶을 잃었다","더 어렵고 힘든 과정 거칠지 모르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 등 피해를 호소하는 발언들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지지 호소를 이어갔습니다.

오늘 발언의 전체적인 목적이 결국 지지층 결집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앵커]

사실 박 전 대통령 측이 사법제도를 부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사법제도 전반에 걸쳐, 법원, 검찰, 헌법재판소까지 헌법이 규정한 기관들과 그 기관에서 진행한 절차와 결과 모두를 부정해왔습니다.

국정농단 사태 전반에 걸쳐 모든 과정을 부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과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다 특검 조사를 받겠다 하더니 특검 조사는 또 조사 장소 등이 공개됐다는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단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관이 편파적이라며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지 법관이 아니다"라며 기피 신청을 했습니다.

또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에 속한 김평우 변호사는 재판관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이번 재판과정에서도 무단 불출석과 함께 구인영장 집행은 모두 거부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냐는 것은 앞에 이서준 기자와 얘기 나눈 것으로 갈음하겠습니다. 만일 새로운 변호인단을 선임하지 않는다면 국선 변호인단을 재판부 직권으로 정하게 되고, 그것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고, 재판을 거부하더라도 재판이 진행된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죠?

[기자]

네.

[앵커]

이서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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