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언론에까지 주목을 받으며 각광받던 한 마필관리사, 그러니까 말을 관리하는 사람이죠.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서에는 말보다 못한 열악한 고용구조를 비판했는데요. 실제로 마필관리사들 대다수가 비정규직에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훈련 중 질주하던 경주마가 울타리를 부수고 넘어와 화단에 부딪힙니다.
말에 탔던 마필관리사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말과 하루종일 붙어지내며 관리하는 마필관리사들에게는 위험은 숙명과도 같습니다.
그래도 박경근 씨는 전문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물리치료사와 스포츠마사지 자격증까지 딴 뒤 말마사지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습니다.
잔부상으로 은퇴 직전의 말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고 국내 1호 말 마사지사로 언론에 소개도 됐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전문지식으로 무장해도 개인사업자인 조교사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되는 불안정한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에 성과급은 들쭉날쭉했습니다.
[양정찬/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 위원장 : 기준이 없는 성과급 제도이기 때문에 13~20%까지 조교사가 유용 착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사회는 이런 구조를 뻔히 알고 있지만 방치해왔습니다.
결국 박 씨는 지난 주말 마사회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마사회는 뒤늦게 조교사의 횡포를 감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 고용구조는 손대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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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한물리치료사협회 서울시물리치료사회는 고 박경근씨가 물리치료사 면허가 없으며 협회 회원도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또, 물리치료사는 민간자격증이 아닌 국가고시를 통해 취득하는 면허이기에 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