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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경제] 비싼게 좋을까?…우유 등급제·인증제의 함정

입력 2016-04-0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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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유 살때 '1등급'. '무항생제'이런 문구들 많이 보셨을 텐데요. 일반 제품보다 뭔가 더 좋아 보이긴 한데, 과연 문구 그대로의 의미인지는 좀 따져봐야 합니다.

또 저지방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값이 비싼 이유 등 우유에 얽힌 얘기를, 성화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80~90년대 우유 광고입니다.

[우유가 나왔습니다. 초원에서 마시는 맛~]
[우유 먹고, 키 크고!]

우유를 마시면 건강해진다는 홍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겁내지 마, 알았어, 엄마~]

최근엔 우유의 기능성과 제품의 차별화를 초점을 둡니다.

그 중 하나가, 1A 등급 원유를 사용했다는 표시입니다.

1A 등급 우유는 어떤 우유일까요.

어떤 우유가 1A 등급이냐, 아니냐는 세균수를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5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세균수가 3만 미만으로 제일 적은 구간 1A 등급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91.4%가 1A 등급입니다.

한국에선 1A 등급의 우유가 아주 특별한 우유가 아닌 이유입니다.

좋은 우유의 또 다른 기준은 체세포 수입니다.

체세포 수가 적을수록 좋은 우유인데, 5개 등급 중 1등급은 국내 원유의 56.7%로 절반이 넘습니다.

값이 비싸더라도 건강을 생각해 구입하는 무항생제 유제품.

[유준원/서울 망원동 : 약품이 안 들어갔을 거란 생각에 천연, 자연산 그대로인 우유요.]

[이경옥/서울 성산동 : 항생제 안 맞은 소에서 나오는 우유 아니에요?]

하지만, 무항생제 축산물을 기르는 농가에서도 약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정 기간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휴약기간이 일반 농가와 다를 뿐입니다.

[박상도 전무/한국유가공협회 : 질병 치료를 할 때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일반 우유의 2배 정도 휴약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무항생제 우유뿐만 아니라, 일반 우유라 하더라도 제품에서 항생제 성분이 나오면 판매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해외에서도 무항생제라는 표시는 없고, 주로 유기(organic) 인증제를 운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비자들의 혼란이 크다며 현재의 '무항생제 인증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입니다.

같은 브랜드의 제품인데도 일반 우유보다 300원 더 비싼 우유, 바로 저지방 우유입니다.

이렇게 일부 유제품은 저지방, 무지방 우유의 가격대가 일반 우유보다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지방을 줄이는 추가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외의 우유 시장은 좀 다릅니다.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의 가격은 일반 우유와 같거나 혹은 더 싼 경우도 있습니다.

우유에서 나온 유지방으로 치즈나 버터 등을 만들어 업체가 별도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혜영 본부장/소비자공익네트워크 : (한국소비자는) 저지방 우유를 고급 제품으로 인식을 하고 있어서 금전적 손실과 함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따져봐야 할 게 또 있습니다.

흰 우유 대신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를 겨냥한 가공 우유.

이 중 아이들이 커피맛 우유를 마실 때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200ml의 커피맛 우유 한 잔을 마시면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반 잔을 마시는 것과 같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됩니다.

310ml의 커피맛 우유 속 카페인은 아메리카노 1잔의 카페인과 같은 양입니다.

원유로 환산한 분유 재고량은 최근 2년 동안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원유 가격은 여전히 높습니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는 제품의 특징을 제대로 알고 선택하는 것, 그리고 정부는 가격 결정 구조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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