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방관들이 입는 방화복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아서 문제가 됐던 방화복 부실 검사 논란. 아마 기억하실겁니다. 국민안전처는 문제가 된 방화복 2만 여벌에 대해 재검사를 하고 일선에 보급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검사는 부실했습니다. 일선 소방관들은 '물 먹는 소방복'이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이게 단지 불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실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강신후 기자가 단독보도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아무 문제가 없으니, 기존의 방화복을 재착용하라고 안전처가 결정한 게 지난해 4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선 소방관들은 이 방화복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정일/서울 마포소방서 진압대장 : 발수성이 떨어지면 현장작업 도중 떨어진 물이 흡착돼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는 얼거나 무게도 더 나가고 그런 애로점이…]
[대전 지역 소방관 : 장시간 활동하다보면 안전장비 작은 거 하나에도 굉장히 무거움을 느낄 수 밖에 없어요. 물이 침투했을 때 피로도는 말할 수 없이 바로 피부에 와닿죠.]
불을 끌 땐, 계속 물을 뒤집어 쓰기 때문에 방수 기능도 방염 기능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실제로 이 소방방화복의 성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직접 장비를 착용하고 물을 뿌려봤습니다.
가뜩이나 장비가 무거운데 방화복이 물까지 먹어 움직이기가 더 힘이 드는데요. 무게가 어느정도 늘어났는지 재 보겠습니다.
10여 분간 물을 뿌리며 진압 상황을 재연했더니 소방복 무게가 1.8kg이 늘었습니다.
겨울철엔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취재진이 냉동창고에서 시험을 해봤습니다.
영하 15도 냉장고에 15분가량 있었는데 이렇게 물을 먹은 방화복이 얼어붙어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섬유연구기관 관계자 : 1.8kg나 되는 무게가 증가했으면 굉장히 많은 물을 흡수한 것이고, 얼음이 얼 정도면 내수, 발수기능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지난 5년간 화재를 진압 하다 부상을 입은 소방관은 362명입니다.
부실한 소방 방화복이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