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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이정현 "배우로서 욕심났던 작품…개런티, 전혀 생각 안했다"

입력 2015-12-03 22:34 수정 2016-03-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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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일) 목요일. 대중·문화인물을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기적. 이변. 승리. 지난주 청룡영화제에서 이분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쏟아져 나온 말들인데요. 그만큼 뜻밖의 소식이기도 했고, 그 이후에 이 배우가 출연한 작품에 아주 큰 관심이 모아져 있기도 합니다.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배우 이정현 씨를 오늘(3일) 뉴스룸의 특별한 손님으로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뉴스가 워낙 많아서요. 막 소용돌이치는 속에 있다가 갑자기 딱 멈추면서 머릿속이 편안해지는 그런 느낌이 드네요. 반갑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리겠습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감사합니다.]

[앵커]

이제 상 받으신 지 일주일 되셨다고요? (네) 지난 일주일 동안 어떠셨나요?

[이정현/배우·가수 : 계속 축하전화 정말 많이 받았고요. 그리고 인터뷰 같은 것도 너무 많아서 계속 인터뷰하고 다녔고 오늘 인터뷰 스케줄은 이게 마지막인 것 같아요.]

[앵커]

그런가요?

[이정현/배우·가수 : 네.]

[앵커]

남우주연상은 유아인 씨가 받았다고 들었고. 그건 많은 분들이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이정현 씨에 대해서는, 본인은 혹시 예상하셨습니까?

[이정현/배우·가수 : 전혀 예상을 못했어요.]

[앵커]

전혀 귀띔도 없습니까?

[이정현/배우·가수 : 네, 전혀 없고요. 그리고 올해 특히 너무나 좋은 여성 영화들이 많이 나왔었고요. 그리고 너무나 연기 잘하시는 선배님들도 많이 계셨고 또 1000만 영화도 있었고 그래서 그냥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서 정말 신나는 기분으로 갔었거든요. 오랜만에 선배님들 얼굴 뵙고 인사하러 갔는데.]

[앵커]

구경이나 한번 가보자.

[이정현/배우·가수 : 왜냐하면 1996년도에 '꽃잎' 이후로 처음 갔었어요.]

[앵커]

그때 신인여우상을 받으셨죠?

[이정현/배우·가수 : 네. 그래서 너무 반가웠어요, 그냥. 그리고 굉장히 작은 영화였기 때문에 사실 후보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너무 놀라웠었거든요. 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갔었는데 갑자기 호명되는 순간 진짜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너무 믿기지도 않았고.]

[앵커]

경쟁했던 배우들이 김혜수, 전도연, 전지현, 한효주씨 등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막강한 여배우들이었죠.

[이정현/배우·가수 : 네, 전혀 생각할 수가 없었어요.]

[앵커]

신인여우상하고 여우주연상을 청룡영화상에서 2개 다 받은 배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면서요?

[이정현/배우·가수 : 네, 그런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하여간 20년 전에 꽃잎은 저도 그때 봤습니다마는. 그러고 나서 거의 한 20년 만에 2번 다 상을 다 받으신 거네요, 쉽게 얘기하면.

[이정현/배우·가수 : 그렇네요. 앨리스 보셨어요? 못 보셨어요?]

[앵커]

솔직해야 되죠. 예고편만 봤습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정말요? 그런데 손석희 님이 봐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앵커]

보겠습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되게 사회 비판적이기도 하고 뭔가 현실을 되게 확 꼬집는 내용이 있거든요.]

[앵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내용.

[이정현/배우·가수 : 꼭 봐주세요.]

[앵커]

VOD로 보겠습니다. (네) 사실은 인터뷰하기 전에 제가 봐야 된다고 생각하고 보려고 노력했는데요. 좀 짬이 나지를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괜찮습니다.]

[앵커]

보지도 않고 인터뷰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아니에요.]

[앵커]

영화를 보신 분이… 제가 안 봤다는 걸 제가 괜히 좀 변명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요. 영화 보신 분이 4만 3000명이시더라고요.

[이정현/배우·가수 : 네.]

[앵커]

그런데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 4만 3000명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예산 영화이고 요즘같이 엄청난 영화들이 쏟아지는 와중에서 더더군다나 주제도 쉽지 않은 주제였고. 그런데 4만 3000명이 찾아가셨으니까요.

[이정현/배우·가수 : 이게 상영관이 첫 주에 59개밖에 되지 않았고요. 그다음 주부터는 거의 30개 이하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거의 지방에 사시는 분들도 서울에서 했기 때문에 서울로 많이 올라오시고. 또 그렇게 봐주셔서 정말 너무나 감동이었고요. 이게 4만 3000명밖에 되지 않지만 저예산 영화, 독립영화에서는 되게 많은 관객수래요. 그러니까 상업영화의 1000만과 똑같대요, 3만이.]

[앵커]

그런가요?

[이정현/배우·가수 : 그래서 작년에 명량 나왔을 때는 왜 인증샷 찍는 거 있잖아요.]

[앵커]

명량에도 나오셨으니까.

[이정현/배우·가수 : 그래서 1000만 인증샷 찍었는데 갑자기 3만이 되니까 3만 인증샷 찍으라고 그래서 '이거 많은 거 맞나요' 하니까 정말 많은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감사해 하면서 찍었었어요.]

[앵커]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 줄 알았던 수남의 파란만장 인생역정을 그린 생계 밀착형 코믹 잔혹극, 이렇게 돼 있습니다. 하나도 틀린 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내용을 쭉 보니까요. 박찬욱 감독이 이 시나리오를 본 다음에 거의 자동반사로 이정현 생각했다라고. 물론 박 감독이 감독한 건 아닙니다마는 추천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왜 이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 이정현이라는 배우를 자동반사로 생각을 했을까요?

[이정현/배우·가수 : 저도 박찬욱 감독님께 정말 너무 감사드리는데요. 이 캐릭터 자체가 저랑 되게 맞는다고 생각을 하셨대요. 저랑은 2011년도에 파란만장이라는 단편 때 한번 처음 뵀었는데. 그때 보시고서 뭔가 정현이와 잘 맞을 것 같다면서 바로 그 신인 감독님을 만나서 추천을 해 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그게 어떤 본인으로부터 풍겨나오는 특별한 분위기 이런 걸까요? 사실 저는 지금 이렇게 직접 처음 뵙습니다마는 스튜디오에서는 그런 걸 잘 못 느끼고 있는데. 과거에 꽃잎을 봤을 때는 그때가 실례지만 몇 살 때셨죠? 죄송합니다. 이렇게 여쭤보면 그때의 나이가 나오기 때문에.

[이정현/배우·가수 : 어떡해… (취소할까요?) 아니요, 16살 때였어요.]

[앵커]

16살 때. 그렇게 질문 드렸으니까 제가 예의상, 예의상이 아니라 실제로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때하고 별로 안 바뀌신 것 같습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감사합니다.]

[앵커]

그때 16살 배우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광기 어린 연기. 그 인상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박찬욱 감독도 그렇게 자동반사적으로 생각했을 거 아닐까요?

[이정현/배우·가수 : 저도 그러셨을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노개런티. 돈을 받지 않고 출연하셨습니다. 특별한 뜻이 있으셨습니까?

[이정현/배우·가수 : 일단 영화인으로서 이렇게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기도 정말 많이 힘들고요. 사실 지금 우리나라 영화계가 보면 거의 남성 배우 위주의 영화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제 여자 배우들이 설 자리가 많이 없어지는 것도 사실인데 일단 여자 원톱 영화인데 내용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어요. 배우로서 너무 욕심이 났고요. 이걸 제가…]

[앵커]

배우들은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이정현/배우·가수 : 그래서 돈 같은 거, 개런티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고요.]

[앵커]

오히려 본인 돈을 많이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네, 뭔가 아주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굉장히 힘을 많이 보태고 싶었고요. 그리고 이 시나리오를 위해서 물론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고 또 스태프분들도 거의 재능기부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너무나 즐겁게 촬영했었고요. 너무 행복했어요, 촬영하는 기간 내내.]

[앵커]

저예산 영화의 현장은 어떻던가요?

[이정현/배우·가수 : 일단 테이크를 많이 못 가고요. NG가 나면 안 되기 때문에.]

[앵커]

테이크 많이 못 간다는 건, 그게 전문용어라서. 오래 못 찍는다는 얘기인가요?

[이정현/배우·가수 : 네. 빨리빨리 찍어야 돼요. 보통 NG도 많이 낼 수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러니까 해지기 전에 많은 신을 찍어야 되고.]

[앵커]

해지면 조명값이 듭니까?

[이정현/배우·가수 : 해지면 이제 낮신을 못 찍으니까 대부분 이제 밤신보다는 낮신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오후에는 조명 치는 게 많이 없잖아요. 낮신도 굉장히 많았었는데. 그때가 겨울이었기 때문에 해가 되게 빨리 졌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적어도 새벽 5시에 스탠바이를 해서 7, 8시에는 슛이 들어가야 되는데 그런데 우리 영화는 10시, 11시쯤에 초반에 들어갔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찍을 게 많은데 도대체 왜 이럴까 하고 봤더니 아침값을 줄이기 위해서, 제작비 때문에. 그래서 그 얘기 듣고서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이제 아침 같은 것도 많이 준비해서…]

[앵커]

본인이?

[이정현/배우·가수 : 네. 촬영을 많이 했고요. 다들 너무 즐거웠어요.]

[앵커]

열심히 살아도 절대 좋아지지 않는 삶. 그래서 아까 어떤 부조리를 꼬집는 것이라고 표현하셨는데. 흔히 요즘 얘기합니다. 금수저, 흙수저 얘기를 합니다마는. 그래서 본인이 가장 기억에 남는… 그런 내용으로 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걸까요?

[이정현/배우·가수 : 이 주인공 수남이 정말 모든 것을 다 겪고서 본인의 감정을 한 신으로 나타내는 장면이 있어요. 챕터3으로 넘어가는 신혼여행이라는 그런 장면인데요. 그때 이제 감독님의 주문이 시나리오에는 없었는데 '그동안에 겪었던 수남의 표정을 한 번에 다 표현해 주세요, 정현 씨' 하고 찍으시더라고요.]

[앵커]

저 장면이군요.

[이정현/배우·가수 : 네. 그래서 저 장면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저 장면 되게 많이 좋아하세요, 다른 관객분들도.]

[앵커]

그러면 거의 영화의 마지막 쪽에 나왔던 장면이겠군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는데 보겠습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꼭 봐주세요.]

[앵커]

요즘은 중국에서 많이 활동을 하시죠?

[이정현/배우·가수 : 중국에서보다 한국에서 활동을 조금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앵커]

그런가요? 한동안 중국에서 많이 활동을 하셨기 때문에.

[이정현/배우·가수 : 계속 드라마랑 공연 그리고 광고 이런 걸로 많이 갔었어요.]

[앵커]

'저예산 영화로 청룡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이 하나의 계기가 돼서 국내에서 또 다른 전성기랄까요. 맞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예산 영화는 또 시나리오만 마음에 들면 나가시겠군요.

[이정현/배우·가수 : 그럼요. 영화인으로서 무조건 할 거고요. 뭔가 이런 저예산 영화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상업영화도 앞으로 같이 병행할 생각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 영화의 출연도 그랬고. 그것으로 수상하신 것도 그렇고. 모두가, 뭐랄까요… 즐거운 놀라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정현/배우·가수 : 감사합니다.]

[앵커]

영화배우 이정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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