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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바쳤는데'…공상 처리 못 받는 소방관들, 왜?

입력 2015-11-3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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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재현장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대량으로 발생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화재진압에 평생을 바친 소방관들이 각종 암에 걸려 하나 둘 쓰러져 가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공상 처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37년간 1만3320차례에 걸쳐 화재현장을 누비며 대구 소방관들의 영웅으로 불린 이실근 씨.

하지만 2004년 뇌가 쪼그라드는 희귀병이 찾아온 뒤 말도, 걸음도 온전치 못합니다.

[이실근/전 소방관 : (화재현장에) 벤젠이라든가 유해화학물질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쌓이고 쌓이고 그게 1급 발암물질 아닙니까.]

지난해 의료진의 소견서까지 붙여 공상 신청을 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외상이나 골절은 쉽게 공상 인정을 받지만 암처럼 유해환경에 오래 노출돼 발생하는 병은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재해인지 아닌지 따져야지요.]

부산에서 35년 넘게 화재 진압요원으로 활약하다 백혈병 판정을 받은 신영재 씨도 공상 인정이 안 돼 치료비 1억 5천만원을 빌려서 해결했습니다.

[신영재/전 소방관 : 돈은 돈대로 들고 내가 못살면 어떻게 되느냐. 그래서 죽는 방법까지 생각했다고요.]

암 투병 중인 소방관 10여 명은 결국 행정소송에 나섰습니다.

[김기서/전 소방관 : 얼마나 더 살 수 있느냐 했더니 1년 정도 살더라. 공무상 요양 승인이 됐다고 하면 그래도 보람을 느낄 건데.]

한 명이 대법원까지 간 끝에 승소했지만 다른 소방관은 여전히 자신을 덮친 병마가 무엇 때문인지 스스로 증명해야 할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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