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정원의 불법 감청 의혹 규명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숨진 감청팀 직원 임모 씨가 삭제한 파일이 무엇이냐, 또 복구가 가능하느냐입니다. 문제는 국정원 측이 삭제한 문제의 파일을 국정원 스스로 복구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사건 초기부터 의문투성이의 해명을 내놓으면서 문제를 축소하려 한 정황이 드러난 국정원의 '셀프 복구'에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국정원의 은폐 의혹인데요.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만든 감염 유도 사이트들이 이번 사건이 터진 뒤 하나하나 없어지더니 모두 삭제됐습니다. 누가 삭제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JTBC 보도 등으로 알려진 뒤에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국정원 측이 없앤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온라인 아이디 '데블엔젤'이 운영하는 구글 블로그입니다.
데블엔젤은 블로그를 통해 '오늘의 TV', '영화천국' 등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무료로 다운받아 볼 수 있는 것처럼 위장한 악성 앱을 유포시켰습니다.
무료 앱으로 위장했지만 사실상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악성코드에 감염시키는 통로였습니다.
그런데 악성 앱이 게시돼 있던 블로그의 모든 글이 삭제됐습니다.
데블엔젤의 블로그와 연동돼 악성 앱을 유포시키던 또 다른 블로그도 돌연 접속 불가능 상태로 바뀌었습니다.
구글 측은 "해당 게시물을 본인이 지웠거나 신고가 들어와 시스템에서 차단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이 내국인 불법 감청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자 해당 블로그를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국정원 측은 "데블엔젤이라는 아이디와 해당 블로그 모두 국정원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데블엔젤이 이탈리아 보안업체와 이메일을 통해 감청 프로그램 사용 정보를 주고받은 당사자라는 점에서 그와 블로그 글 삭제가 국정원과 무관하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